만약에,
당신이 아침에 뉴스를 보고 주식을 사는 순간, 누군가는 이미 그 뉴스를 3시간 전에 알고 있었다면?
당신이 매수 버튼을 누르는 0.5초 사이, 누군가는 수백 번의 거래를 완료했다면?
당신이 "이번엔 오를 거야"라고 믿는 순간, 누군가는 당신의 그 믿음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면?
당신은 시장이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처음부터 유리한 게임을 하고 있다.
우리는 시장이 공정하다고 가정한다. 모두가 같은 정보를 받고, 같은 속도로 거래하며,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오늘은 그 믿음을 깨뜨리는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주려 한다.
분명하게 말하지만, 시장은 절대 공정하지 않다.
그리고 그 불공정성은 "정보, 속도, 심리"라는 세 가지의 기어가 맞물려서 작동한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정보'의 불균형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보겠다.
정보 비대칭 - 알려지지 않은 것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블대리"를 아시나요?
"블대리"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블룸버그가 만든 금융 단말기를 부르는 말이다. 이 이름이 붙은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블대리의 연간 기본 사용료는 3,000만 원 이상이며, 풀 옵션으로 사용할 경우 6,000만 원대에 달한다. 이는 대리급 직원 한 명의 연봉 수준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를 "블대리"라고 부른다.
블대리는 단순한 정보 제공 도구가 아니다.
블룸버그에서 제공하는 전 세계의 모든 금융 정보와 뉴스에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동 리포트를 생성하며, 심지어 거래 주문까지 직접 실행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와 기업 임원들이 대리 연봉을 주면서도 블대리를 애용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들은 이를 통해 한 발 빠른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어떨까? 공시 자료와 언론 뉴스로만 동일한 정보를 확인하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같은 정보라도 도달하는 시간, 분석의 깊이, 활용 가능한 도구가 완전히 다르다.
결국 블대리는 금융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상징하는 도구이자,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결코 같은 출발선에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실례다.
누가 정보를 먼저 아는가?
금융시장에서 정보는 현금 다음으로 가치 있는 자산이다. 같은 기업의 주식이라도 정보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수익률 차이는 천지차이다.
현실의 정보 계층 구조는 다음과 같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다음 분기 실적을 3개월 전부터 알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기업 방문, 콘퍼런스 콜 참석, 그리고 전문 애널리스트 배치 등으로 개인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오로지 공시된 정보와 언론 기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내부자 거래?
내부자 거래의 현실은 더욱 냉혹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주를 매입한 뒤에는 회사의 주식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일수록 이 효과는 두드러진다.
시장 정보가 제한적인 중소기업에서는 내부자의 정보 우위가 대기업보다 훨씬 크게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직위가 높을수록 거래 성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CEO와 CFO의 자사주 매매는 일반 임원의 거래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수익률'로 이어진다.
이는 정보 접근성 자체가 직위에 따라 극명하게 차별된다는 사실을 방증해 준다.
공시의 함정
공시 역시 완전하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은 발표하는 정보에는 회계 조작, 의도적인 모호한 표현, 또한 부정 사실의 은폐 등 수많은 함정을 숨기는 게 가능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형 금융기관들은 부실 자산을 철저히 숨겼고, 그 이용 가치를 자기들만 알고 있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은 눈 뜨고 당했고, 수백조 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처럼 시장 곳곳에는 정보 불균형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투자자는 늘 불리한 위치에서 싸우고 있다.
아니, '정보의 공평한 접근'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시는 모든 투자 정보의 보고다.
우리는 공시를 믿고, 꼼꼼하게 살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결국, 그곳에서 옥석과 똥을 감별할 수 있는 감별사의 안목이 중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대로 가만히 있기엔 너무 억울하다.
개인투자자도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무엇일까?
고민한 후, 아래의 표로 정리해 봤다.
하루 15분씩만이라도 DART의 공시 하나라도 읽으면서 공부하면, 적어도 어제보다 나은 투자자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