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 잘 혼내고 계신가요?

오늘도 잘 혼내셨죠?

by 박정흠

"안돼!!", "쓰읍~!! 혼난다", "이리 와!! 맞을 줄 알아!!" 반려견을 키우는 대부분의 반려인들의 단골멘트이다. 오늘도 우리 개 잘 혼냈는지 모르겠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본인은 정작 교육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당하는 반려견은 안타깝지만 전혀 교육되고 있지 않다. 반려견을 교육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옛날 구식 방법처럼 체벌을 통해 교육할 수도 있고, 과학적인 근거를 통한 교육방식들도 많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긍정강화 트레이닝이라고 불리는 방식이고 B.F. 스키너 박사의 조작적 조건화를 토대로 한 교육법이다.


A. 개가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하면 보상(먹이, 장난감, 칭찬 등)을 줘 행동을 강화시킨다.

B. 개가 사람이 원하는 행동을 하기 전까지 불쾌한 자극을 줬다가 원하는 행동을 하면 고통을 없애준다.

C. 개가 사람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 고통을 줘서 행동을 줄인다.

D. 개가 사람이 원하지 않는 행동을 하면 보상을 없애 행동을 줄인다.


강압적인 방식으로 개를 훈련시키던 구식 방식은 B와 C를 이용한 방법이다. 개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 이 방식으로 오랜 기간 훈련 시켜왔다. 서커스를 하는 동물에게 채찍을 사용했고 운동선수에게 빠따를 사용했다. 이러한 강압적인 방식은 어떠한 경우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반려견의 행동을 개선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전 글에서 다뤘듯이 강압적인 방식은 개로 하여금 공격성을 높이고,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만든다. 개는 사람처럼 '맞기 전에 더 열심히 하자'가 안된다. 그저 그 당시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선택할 뿐이고 체벌을 가할 때만 고통을 피하기 위해 잠시 행동이 고쳐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 행동이 개선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조금의 공부도 하지 않고 그냥 개를 키운다. 그래서 사람에게 대하듯 개를 대한다.

예를 들어 산책 시 다른 개를 보고 흥분하여 리쉬를 당기는 상황이라고 해보자.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리쉬를 강하게 낚아채며 "안돼!! 가만히 있어!! 혼난다!!" 라며 개에게 한 번도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단어들을 마구 쏘아댄다. 인간의 언어를 배운 적이 없는 반려견이 과연 알아들을 수 있을까?? 오히려 보호자가 같이 짖는다고 생각하고 더 흥분하는 경우가 많다. 더 심한 경우 개를 진정시키겠다고 손바닥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인간의 관점처럼 개도 '아 내가 짖으니까 보호자님이 짖지 말라고 나를 혼내는구나'라고 생각하면 너무 좋겠지만 개는 '저 개가 나타나서 보호자님이 화가 났네!! 내가 저 개를 쫓아내지 못해서 나를 혼내는구나.. 저리 가!! 다가오지 마!!'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아니라고? 그럼 지금까지 엉덩이를 때리고 혼냈을 때 개가 진정이 되었던가. 잠시 진정되어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음번 또 개가 나타나면 흥분하기 시작한다. 이게 과연 교육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낯선 개, 사람, 동물을 보고 짖는 건 개의 본능이다. 이 본능 때문에 개는 사람 곁에서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개의 당연한 본능 때문에 개는 고통받고, 버려지기도 한다. 자동차를 샀는데 차에서 엔진소리가 난다며 환불해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 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가. 그 바보짓을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개라는 동물에 대해 전혀 공부하지 않고 그저 귀엽고 멋있어서 데려와서 키운다.


다시 산책으로 돌아가보자. 만약 여러분이 키우는 개가 정말 눈치가 좋고 영리한 개라고 해보자. 다른 개를 보고 흥분하고 짖기 시작한다. 그러자 보호자가 하지 말라며 리쉬를 잡아끈다. 눈치 좋은 개는 아직 흥분된 상태지만 보호자의 옆으로 와 앉거나, 서서 다른 개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이때 제대로 된 교육이라면 트릿, 칭찬 등으로 칭찬을 해줘야 한다. 잘한 행동에 대해 잘했다고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그래서 개는 흥분해서 짖는 행동보다 보호자의 옆에 와서 진정하는 것이 더 좋은 행동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너무나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어떻게 하는가. 처음 흥분하고 짖었던 행동에만 꽂혀서 "너 진짜 혼나볼래?! 집에 가서 혼날 줄 알아!!"라며 화를 낸다. 개가 보호자의 옆으로 왔는데 혼이 났다. 다른 개를 보고 짖어도 혼나고 보호자의 옆에 와도 혼난다. 뭘 어쩌라는 걸까... 개가 미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


혼내는 것도 '잘' 혼내야 한다. 소리 지르고, 윽박지르고, 때리는 게 잘 혼내는 것이 아니다. 계속 얘기하지만 명확하지 않고 일관성이 없는 혼냄은 개로 하여금 혼란만 줄 뿐 교육의 효과는 전혀 없다. 만약 함께 산책이 가능한 가족, 친구, 지인이 있다면 산책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달라고 부탁해 보자. 개를 찍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찍는 것이다. 그럼 얼마나 본인이 일관성 없이 아무 효과도 없는 혼냄을 하고 있는지 바로 알게 될 것이다.


앞서 소개했던 스키너 박사의 방식 중 A, D를 사용해 보자. 먼저 산책 중 개가 리쉬를 당기며 앞으로 나가면 멈춰서 개가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욕구를 스탑 시킨다.(D) 그 후 콜을 하여 보호자에 집중하거나 옆으로 오면 간식, 칭찬 등으로 보상을 줘서 행동을 강화시키자.(A) 자극이 너무 많은 밖에서 시작하면 교육이 쉽지 않을 것이다. 실내에서 충분한 연습을 통해 규칙을 먼저 알려주고 자극이 낮은 환경에서 높은 환경으로 조금씩 범위를 늘려가며 연습해 보자. 하루에, 일주일에 단번에 빠르게 완성도를 요구하면 사람과 개도 스트레스를 받고 포기하게 된다. 개가 잘 따라오지 못하면 난이도를 다시 낮췄다가 조금씩 늘려가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교육해 보자.


간식은 언제까지 줘야 되냐고? 처음 행동을 알려주고 만들 땐 매번 간식 보상을 줘야 한다. 그러다가 변동비율로 언제 간식을 줄지 모르게 준다. 단 이때 항상 간식과 말로 하는 칭찬(일관된 하나의 짧은 단어 예를 들어"옳지!")을 함께 줘야 한다. 나중에 개가 그 행동을 충분히 이해한 후에는 간식 보상을 빼고 칭찬만 해줘도 된다.

피터쿡은 fMRI 실험을 통해 15마리 중 13마리의 개가 간식보상과 칭찬에 대해 거의 같거나 칭찬에 더 높은 자극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단 앞서 말한 대로 칭찬으로 사용하는 단어가 실제 칭찬으로 받아들이려면 단어와 간식보상이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처음 간식보상을 줄 때 칭찬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단어를 매번 함께 얘기해야 하는 것이다.


제목에 어그로를 끌었지만 반려견을 혼내지 말자. 혼냈을 때 효과도 없었지 않은가. 왜 효과도 없는 짓을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계속하는가. 반려견을 교육하기 전에 보호자가 먼저 교육을 받고 연습을 해야 한다. 자동차를 사기 전에 운전면허 시험장에 등록해서 운전을 배우고 테스트를 통해서 통과한 후 자동차를 구입하지 않는가. 순전히 100% 인간의 의지대로 컨트롤이 가능한 자동차도 그렇게 하는데 컨트롤이 안 되는 개에 대해서는 왜 공부를 안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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