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개는 왜 이렇게 사나울까?

때리고 혼냈을 때 효과가 있었나요??

by 박정흠

분명한 사실 하나가 있다 바로 '반려견의 공격성은 보호자가 키운다'라는 것이다. 개들은 처음 태어나서부터 공격성이 강한 걸까 커가면서 환경이 공격성을 높인 걸까 나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퍼피들을 보면 공격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마냥 신나고 해맑고 천방지축이다. 2~3개월 된 퍼피가 입질을 한다며 반려견을 혼내도 때리는 보호자들이 있다

제발 기본적인 공부는 하고 강아지를 입양했으면 좋겠다. 당연히 키우면서 교육을 통해 물어도 될 것과 안 될 것을 알려주는 게 보호자의 역할이다. 그러나 공격성이 담긴 입질과 놀이(특히 어린 강아지들의 본능)도 구분하지 못하면서 문다고 혼내고 때리는 건 기본적인 상식 공부도 하지 않고 키우는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무언가로부터 위협을 당했을 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 싸우거나 2. 도망치거나.

만약 여러분이 길을 가는데 모르는 사람이 시비를 걸거나 위협을 가하면 신체적 강함을 가진 사람이라면 맞서 싸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상대보다 신체적으로 약하다고 생각한다면 싸우기보단 그 상황을 피하는 쪽을 선택할 것이다. 보통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에겐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두 가지 선택지 중 고를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그러나 우리의 반려견은 어떤가 애초에 인간이 만들어놓은 집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다. 도망칠 곳이 없다. 도망을 쳐봐야 인간의 영역 안이다. 반려견들에게는 도망이라는 선택지가 없다. 그러니 위협을 느끼면 맞서 싸우는 선택지 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반려견을 강압적으로 훈련하는 방식은 반려견으로 하여금 공격성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 또 보호자가 반려견을 일관성 없이 혼내거나 때리면 반려견은 본인의 잘 못 된 행동으로 인해 혼난다고 생각하지 않고 보호자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위협당한다고 생각한다. 보호자의 손이 다가올 때 으르렁거리거나 물려고 한다면 그전에 보호자가 반려견에게 손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심어놓았을 것이다. 때리거나, 강제로 잡아서 반려견이 싫어하는 작업(목욕, 발톱 깎기, 목줄 채우기 등)을 했을 것이다.


반려견이 위협을 느꼈을 때 공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놓고 '감히 주인을 공격해?!'라며 더 강하게 반려견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반려견을 키울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더 강하게 반려견을 몰아붙인다. 처음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공격성을 나타냈던 반려견도 보호자로 하여금 그 방어 행동마저 짓밟히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게 된다. 보호자만 보면 위축되고 항상 눈치를 보고 있다. 하지만 개라는 동물은 너무나 마음이 아프게도 그런 보호자도 사랑한다. 정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정말 그렇게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가.


"얘는 자꾸 다른 개만 보면 으르렁대거나 짖어요. 성격이 지랄 맞아요"라고 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실제로 보호자가 리쉬를 잡고 있거나 안고 있을 때 다른 개나 사람이 접근하면 으르렁대거나 짖는 개들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잠시 눈을 감고 본인이 그전에 반려견에게 어떻게 행동했는지 떠올려보자. 다른 개가 접근하면 리쉬를 당기며 텐션을 주었을 것이다. 심한 경우 낚아채기도 한다. 반려견동반 카페나 식당에서 반려견을 의자에 앉혔을 때 다른 개가 다가와서 냄새를 맡으려고 하면 가만히 앉아 있으라며 혼을 내고 때린다. 안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개들은 리쉬에 묶여 있거나, 의자에 올려져 있거나, 보호자가 안고 있을 때 도망칠 곳이 없다. 붙잡혀 있는 것이다. 다른 개나 사람이 다가왔을 때 사회화가 잘 되어있지 않은 개들은 1차적으로 두려움을 느낀다. 그 상황에 보호자가 리쉬를 팽팽하게 당기고 있거나, 의자에 올려놓거나, 안고 있으면 개는 낯선 생명체가 다가올 때 도망칠 곳이 없기에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의 표시로 으르렁대거나 짖는다. 본인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 이 행동을 대부분 소형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우리 개가 저를 지켜주려고 하는 거예요"라고 말하는데 아니다. 보호자가 안고 있는 게 오히려 반려견들을 두렵고 괴롭게 만든다. 그래서 오히려 바닥에 내려놓으면 으르렁대거나 짖는 행동이 없어지는 개들이 많은 것이다.

리쉬를 매고 있거나, 의자에 올려놓거나, 안고 있을 때 으르렁 대거나 짖는다고 보호자가 혼내거나 때리면 개는 이렇게 생각한다 '저 개가(또는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서 내가 고통을 받는구나.. 제발 다가오지 마!!!'

반려견 교육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반려견의 리쉬를 팽팽하게 당기고 있는 보호자들이 대부분이다. 반려견은 항상 긴장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물론 보호자도 반려견이 차도로 튀어 나갈까 봐, 먹으면 안 되는 것을 먹을까 봐, 다른 동물을 보고 흥분해서 뛰어갈까 봐 걱정되어서 몸에 긴장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도 리쉬를 당기고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려견을 키우며 올바른 산책 교육은 필수이다. 그러나 많은 보호자들이 줄이 마구 당겨진 채로 그냥 산책을 한다. 또는 본인이 편하자고 개에게 고통을 주는 도구들을 사용하여 컨트롤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반려견의 공격성은 보호자가 만드는 것이다. 매일 같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으며 사는데 미치지 않는 게 더 이상한 게 아닐까. 우리나라는 아직 반려견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1. 건강 2. 미용. 3. 교육 순이다. 항상 교육이 뒤처져있다. 건강이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미용보다 교육이 먼저다. 실제로 버려지는 수많은 개들은 이쁘지 않아서 버려지는 게 아니다. 이뻐서 데려왔지만 인간이 생각하는 문제행동(개에게는 당연한 본능)으로 인해 버려진다. 반려견을 키우겠다며 기본적인 공부도 하지 않고 개를 액세서리 취급하며 키우기 때문에 일어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개들도 평화를 원한다. 그저 맛있을 것을 먹고 보호자의 사랑을 원하고 쉴 때 편히 쉬길 바란다. 개가 흥분하고 스트레스받는 환경에 누가 데리고 가고 그런 환경에 노출시켜 키우는지 굳이 생각해보지 않아도 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