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이는 내 또래 친구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크다. 이발도 사장님처럼 하이칼라로 멋있게 넘겼고 옷도 양복이다. 산골을 벗어나 만난 면소재지 친구들은 우리 가명리 아이들과는 생김새가 정말 다르다. 동국이의 도시적 매력을 처음 느낀 날이다. 젠틀하고 힘센 친구, 동국이. 선생님께는 동국이가 듬직한 제자였다. 갈탄을 한 양동이 가지고 오는데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는다. 가명리에서는 모두 나를 따르기만 하는데 내 눈에는 동국이가 그저 멋질 뿐이다. 세상이 넓고 잘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처음 알려준 존재, 초등학교 1학년 친구 동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