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의 철학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중에서
이성은 끝없이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지만, 이해할 수 없음에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이 있다. 인간의 ‘언어’가 만들어낸 암묵적이고 추상적인 ‘동일성’이란 것이다. 예를 들어 가위바위보에선 보자기가 바위를 이기는 것. 이것이 이성의 모순이고 인생의 부조리이다.
그러나 모든 ‘동일성’은 일시적인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문명이 발전함에 따라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변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한때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었고, 일부다처제 역시 당연한 것이었다. 심지어 공산주의의 이상이 실현될 거라 굳게 믿었던 적도 있다. 절대적인 것은 없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해가고 우리는 부조리 속에서 살아간다. 명백한 부조리임에도 묵인하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성장한다는 것일까. 우리가 옳게 길들여지고 있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