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왕 파괴한 <신과 함께-죄와 벌>

주호민의 파괴왕 아성을 무너뜨리다

by 안녕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 2018년 첫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신과 함께-죄와 벌>은 주호민 작가의 웹툰 원작 영화로 한국 영화 최초 2편을 한 번에 제작, 올 8월에는 2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어 한해에 두 번 천만을 찍는 경이로는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눈여겨 볼만 하다.


판타지, 드라마 장르가 혼합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은 개봉 전, 기획 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많았다. 원작 웹툰 <신과 함께>가 가진 매력을 전부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원작 팬들의 원성이 특히 심했다. 엄청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해야 했기에 김용화 감독은 자신에게 들어온 말 그대로 ‘대작’ 시나리오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만화 속에서 ‘그려진’ 세계를 그대로 재현할 수 없어 당연히 ‘안 되는’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영화 <미스터 고>를 연출한 이후 김용화 감독은 이 정도의 기술력이라면 <신과 함께> 역시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고, 기획 단계에 접어든 이후 4년이 지났다. 촬영 기간만 1년에 달했고, 한 번에 시리즈 물 2편을 찍는 모험을 단행했다. 한국 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도전이었다.


그 결과, 파괴 왕이라는 원작자 주호민의 아성을 깨고, <신과 함께-죄와 벌>은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한국 영화 사상 16번째 천만 대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런 인기에는 탄탄한 주연진들의 연기력이 주요했다. 원작과 영화의 가장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삼차사 강림, 해원맥, 덕춘 역에는 하정우, 주지훈, 김향기가 각각 캐스팅됐고, 원작에서 회사원이었던 김자홍은 소방관으로 변신, 차태현이 맡아 연기했다. 이밖에도 그의 동생 김수홍 역에 김동욱, 원일병 역에 도경수, 판관 역에 오달수, 임원희 등 초호화 캐스팅이 쏟아졌다. 7개의 재판을 총괄하는 각 대왕들에는 이정재, 이경영, 김하늘, 김해숙, 정해균, 장광, 김수안 등이 얼굴을 비춰 관객들의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각기 다른 영화에서 주연급을 맡아 연기하던 배우들을 한 영화 안에서, 그것도 감동적인 스토리로 만나볼 수 있음에 관객들은 큰 매력을 느꼈다.



<신과 함께-죄와 벌>


영화의 스토리는 이렇다. 총 7개의 지옥에서 주인공 자홍(차태현)의 죄를 심판하는데, 이 모두를 통과해야만 자홍은 환생할 수 있다. 각 심판대에서 그를 변호하는 차사 강림, 해원맥, 덕춘은 총 49명을 환생 시켜야면 자신들 역시 환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데, 자홍이 48번째 ‘환생’이 가능한 ‘귀인’ 망자인 것이다.


그러나 자홍은 자신은 귀인이 아니라며 환생을 거부한다. 생전 효심이 지극했던 그는 환생 전 어머니의 ‘현몽’에 나타날 수 있다는 말에 환생을 결심하고, 7개의 심판대에서 짜인 각본대로 충실하게 ‘합격점’을 받는다.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 총 7개의 재판을 죽은 뒤 49일 동안 받게 된 자홍은 살면서 저지른 크고 작은 죄들을 보며 괴로워하고, 힘들어한다. 이승에 홀로 두고 온 노모를 걱정하던 그는 아끼던 동생마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하지만, 뭐, 결과적으로 모두 알고 있듯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눈길을 끄는 캐릭터 중 하나는 자홍의 동생인 수홍(김동욱)이다.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그는 이승에서 ‘악귀’로 떠돌지만 형 자홍이 환생할 수 있게 도운 가장 강력한 조력자다. 또한 유일하게 영화 안에서 입체적이며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인물을 연기한 김동욱은 2편에서는 주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올 8월에 개봉하는 <신과 함께-인과 연>에서는 수홍이 어떻게 ‘환생’하느냐가 굵직한 메인 스토리 라인으로 흐른다.

<신과 함께-죄와 벌> 하정우 김동욱
이 이야기는 흔해 빠진 ‘신파 스토리’가 맞다.


분명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것이다. <신과 함께-죄와 벌>이 설사 모두가 말하는 그런 흔해 빠진 스토리라도 내 삶이 끝난 후의 삶이라는 점에서 보는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다. 웹툰 속에서 그려진 저승의 모습을 컴퓨터 그래픽을 입혀 충실히 그려냈고, 배우들은 그에 걸맞은 수준 높은 연기를 보여줬다.


보는 이들의 눈물을 짜는 것도 팩트다. 한국 영화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부모님의 이야기는 이번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도 역시 활용됐고, 말을 하지 못하는 노모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함께 죄를 짓고, 함께 가슴 아파한다. 그거면 된 거다. 이 영화를 욕할 지점이 이 부분이라면 이 부 분지만, 또 욕할 수 없는 지점 역시 이 부분이라면 이 부분이다.


한 번은 돌아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천만 관객이 선택한 <신과 함께-죄와 벌>로 인해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그리고 내 주변에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혹여나 내가 홀대하지는 않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그것으로 이 영화는 제 몫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천만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을 것이다.


오는 8월 개봉하는 <신과 함께-인과 연>을 관람할 땐, 1편을 보던 나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 스스로, 그리고 가족을 되돌아볼 수 있는 참된 사람이 되어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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