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준이 공중 화장실로 달려 가지만 거기에 경모는 없다. 얼른 이 목사에게 알리고 다른 아이들을 맡긴다. 우준과 상운은 반대 방향으로 흩어진다.
일요일이라 나들이를 온 모임이 꽤 있다. 대부분 돗자리에 술병이 흩어져 있다. 요란한 음악을 틀고 신나게 춤추는 중년 아주머니 사이에 경모가 섞었을까 싶어 우준은 그들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낯선 청년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는 건 춤추는 아주머니도 마찬가지다.
찾지 않았을까 기대를 걸고 원래 자리로 돌아오니 상운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야유회가 끝난다. 광성교회 학생을 먼저 돌려보내고, 시온의 집 아이는 승합차에서 대기, 광성교회 임원진이 남아서 사방으로 흩어지며 경모를 찾는다. 공원 안내방송이 계속 나온다.
어린아이를 찾고 있습니다.
나이는 열 살. 남자아이입니다. 자폐증이 있습니다.
가슴과 등에 붙은 노란색 스티커에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발견하신 분은 곧장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경모를 찾으면서 광성교회 임원진이 지나칠 때 아무도 우준에게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게 더 괴롭다. 차라리 다그치기라도 덜 미안할 것 같다.
우준은 땅이 출렁거리는 것 같은 현기증이 일어난다. 도대체 경모는 어디를 걷고 있을 걸까. 도대체 나는 어떤 짓을 한 걸까. 도대체 이런 야유회는 왜 나온 걸까. 이번에 돌아오면 절대로 시온의 집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아예 문고리에 묶어버려야 겠다.
공원 마감 시간이 되도록 찾아보지만 경모는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래도 공원 밖으로 나간 것 같다.
이 목사는 자꾸 자신의 휴대폰 폴더를 열었다가 닫는다. 경모를 발견한 누군가 연락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근처 파출소에 신고하지만 자폐아라는 말에 큰 기대를 걸지 말라는 투로 반응한다.
그날 시온의 집에서 아무도 잠들지 않는다. 목사 사모는 밤새도록 대문 언저리를 서성거린다. 아이들도 눈치가 있어서 밥때가 늦어도 응석을 부리지 않는다.
날이 밝자마자 이 목사와 상운 우준은 공원과 파출소를 다시 찾아간다. 파출소에서는 아무 신고가 들어오지 않았다. 그 주변을 돌아다니며 행인에게 경모 사진을 보여주다가 밤늦도록 돌아온다.
시온의 집 하루하루가 피를 말리는 시간이다.
사흘째 되는 날 이 목사는 실종 신고를 하고 경모의 부모님에게 연락한다.
고급 승용차가 마을로 들어올 때부터 관심을 끈다. 경모의 부모님은 옷차림에서 귀티가 난다. 차분하게 예배당에서 방석을 깔고 앉아 사고 내용을 듣는다.
“매달 통장으로 지원금을 보냈잖아요. 어느 선생님이 경모를 맡았어요?”
“그건…….”
이 목사는 더 입을 열지 않는다.
가슴을 문지르던 경모의 어머니가 서서히 얼굴이 일그러진다.
“내가, 내가, 경모를, 미안하다~~~~ 경모야! 우리 불쌍한 경모. 나 이제 미안해서 어떻게 살아!”
갑자기 이마를 찧을 정도로 엎드려 바닥에 엎드린다. 손바닥으로 자기 머리를 친다.
느닷없이 경모의 아버지가 벌떡 일어서서 이 목사의 뺨을 때린다. 이 목사는 아무 저항없이 맞는다. 상운이 중간에 끼어 들어서 말리지만 씩씩거리는 그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이제 어떻게. 내가 어떻게 사냐구!"
시온의 집에 경모를 맡긴 뒤 다시는 찾지 않던 그들이다.
그날 저녁에 우준은 메모를 남기지도 않은 채 시온의 집에서 몰래 빠져나온다. 신학교를 휴학하고 도망치듯이 입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