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나고 싶은 신

by 은빛바다

일본은 신이 800만개다.

태양 신, 고양이 신, 돌멩이 신 등 온갖 자연과 사물에 신이 깃들어있다.

고대 그리스의 신은 인간을 돌보는 것보다 자기끼리 먹고 즐기고 싸우고 사고 치면서 지낸다.

물론 그게 다 나름대로 문화적인 상징이 있지만.

힌두교의 신은 창조, 유지, 파괴의 우주 순환을 관장한다.

다신교, 일신론, 범신론이 혼합된 복잡한 구조다.

신은 아프리카에도 있고, 북극 에스키모에게도 있다.




사실 인간은 각자 신을 모시며 살고 있다.

가장 바라는 신은 바로 ‘돈’이 아닌가 싶다.

이것을 추앙하면 행복하리라 믿고 있으니까.




신에게는 초월적인 능력이 있다.

아니, 인간이 그렇게 믿는다.

반드시 초월적인 능력이 있으리라.

그 힘을 자신도 공유하기를 원한다.

기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 아닌가 싶다.




어마어마한 ‘기적’과 같은 권능을 바라면서.




만일 구원이나 기적 같은 초월적인 상황과 관계없는 신을 고르라고 하면, 친구 같은 신을 갖고 싶다.




AD 313년, 콘스탄티누스가 발표한 밀라노 칙령을 발표하여 기독교를 허용한다.

로마는 대제국을 건설하면서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종교의 통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실에 불만이 있더라도 행복한 내세를 기대하면서 꾹 참고 살아가기에 기독교가 정답이었다.

아이러니하게 박해를 받던 기독교가 380년에 대제국 로마의 국교가 되었으며, 중세 시대를 거쳐 대한민국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중국의 전진과 동진을 통해 삼국시대에 불교를 받아들인 이유도 왕권 강화의 목적이 컸다.

왕권을 신성화하고 백성을 자비로 다스리는 이미지를 줄 수 있었다.

수행자, 사찰 조직, 계율 등 불교는 중앙에서 통제 가능한 체제를 갖췄기에 더욱 왕권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었다.

더욱이 중국에서 들어온 종교라 불교를 수용하면 앞으로 교류하는데 유리할 수 있었다.




아리아인은 인도에 ‘브라만 - 크샤트리아 - 바이샤 – 수드라’로 계급을 구분 짓는 카스트 제도를 정착시켰다.

그러면서 힌두교를 들여와 윤회 사상을 강조했다.

전생의 업(karma) 때문에 너희들이 하위 계층으로 태어난 거라고 책임을 전가시킨 것이다.

때문에 신분 고착화가 더욱 강해지게 되었다.




이렇듯 대형 종교는 각자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

이게 사회가 거대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부족 국가 시대에는 이런 신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국가 통합이나 왕권강화, 계급을 구분짓는 게 아니라, 소박하고 서로 끈끈한 정이 있는 신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니까 나는 ‘돈’과 같은 신을 원하지 않는다.

기도하면 소원을 이루어주기에, ‘할렐루야!’를 외치면서 칭송하는 신이 아니라

그저 ‘오늘 하루로 이렇게 살았습니다.’ 담담하게 일상을 나눌 수 있는,

매일 그런 신을 만나고 싶다.




하나님!

당신은 그런 신이 아니었던가요…….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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