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죽음 (5)

by 은빛바다

당신이 박물관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다.


가로등이 비추는 어둑한 도로를 달리는데, 집에 가야 어머니가 없다. 허구한 날 지겨울 정도로 수발을 들었던 어머니가 당신을 기다리지 않는다. 장례식이 일주일 정도 지났다.


당신은 승용차를 돌린다.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다. 벽제중앙추모공원으로 향한다.


저녁 10시가 넘은 시간이다. 추모공원에 인적은 없다. 모든 건물은 검은 창문만 드리워져 있다.


당신은 오르막에 이르자 힘껏 가속기를 밟는다. 승용차 엔진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검은 공기를 찢는다.


오른쪽에 화장터가 시커먼 윤곽을 드러낸다. 전조등이 산중턱의 추모공원으로 향하는 길을 비춘다.


그곳에서 귀신들이 기다리고 있다가 당신을 반겨도 이상하지 않다. 그들 중에는 당신의 어머니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추모공원 안치관 앞에 승용차를 세운다. 귀퉁이의 사무실도 불이 꺼져 있다.


벤치 아래에 웅크리며 자던 들고양이가 전조등을 받고 벌떡 일어난다. 운전석에서 나온 당신은 허우적허우적 현관으로 간다.


귀신의 손길일까, 어딘가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이 당신의 등을 민다.


안치관 문은 잠겨 있다. 손잡이를 잡고 흔들지만 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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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너머로 수많은 유골함이 안치되어 있다. 두렵지 않다. 저 안에 어머니가 있다. 외롭게, 혼자서,


“엄마아.”


당신이 외친다. 차가운 바람이 그 소리를 휘감고 하늘로 올라간다.


“왜 죽었어. 바보 같이 더 살지 못 하고. 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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