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우이천을 지나갈 때면 황새 한 마리가 항상 강 위에 외로이 있는 걸 보곤 했다.
그 황새는 하얀 깃털을 몸에 지녔으며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날기도 했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그 새가 이쁘게만 보였다. 그랬는데 , 지금에서야 그 황새를 생각해보니 그 새가 지금의 내 모습처럼 느껴졌다.
황새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오리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고, 물고기들이 물속을 휘저어 다닐 때.. 황새는 늘 혼자 묵묵히 그 자리에서 먹이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찾고 있었다.
나는 황새다.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어떠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그렇게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쩌면 황새는 자신의 최선을 다한 거일 수도 있다. 자신이 움직이면 물에 파동이 일어나서 먹이들이 도망갈까 봐 그 자리에서 그대로 먹이를 기다리고 있던 걸 지도 모른다.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게 아닌 기회를 만들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자체가 엄청난 시도이자 도전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생각을 바꿨다. 나는 어쩌면 있는 그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최선을 다해 먹이를 쫓아내지 않고 끝내 찾아낼 수 있는 끈기와 인내심이 있는 그런 황새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