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주의자의 일일 행복 기록(6주차)

새로운 시작이 주는 설렘

by 시옹

2025.05.12(월)

1. 운동 끝나고 혼자 제주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작업을 했다. 오랜만에 작업에 집중한 느낌이었다.

2. 브런치북을 시작했다. 그동안은 블로그 일 때문에 브런치를 계속 미뤄뒀었는데, 이제는 블로그를 접어두고 브런치에 전념하려 한다. 2017년부터 했던 블로그라 정이 많이 들긴 했지만, 옳은 결정인 것 같다. 큰 결단을 내린 것 같아 마음이 시원섭섭하다.

3. 상당히 인내심이 필요한 셀프 속눈썹펌을 해냈다. 셀프 속눈썹펌은 꽤나 엉덩이싸움인데, 잘 끝내서 기분이 좋았다.


2025.05.13(화)

1. 장을 보러 가서 이것저것 둘러보며 먹고 싶은 것도 사고, 사려했던 것도 샀다. 내가 먹을 식재료를 직접 보고 선택해 먹는 재미를 조금씩 느끼는 것 같다.

2. 중학교 때 캐나다로 이민 간 친구를 13년 만에 만났다. 제주에서는 두 번째로 본 친구다. 이제는 둘 모두 삶이 중학생 때와 많이 달라져있었지만, 여전히 유쾌한 시간이었다. 그 친구를 보니 나의 중학교 시절이 다시 떠올라서 추억 돋았다.

3. 거의 한 달 만에 술을 마셨다. 청보리 막걸리와 캔맥주를 마셨는데, 오랜만에 마시니 더 맛있더라. 술을 매일같이 마시던 때보다 이렇게 오랜만에 마시는 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2025.05.14(수)

1. 오늘은 육지 가는 날. 대구에 도착해서 어머니와 이것저것 쇼핑을 했다. 어머니와 단둘이 이렇게 시간 보내는 게 새삼 오랜만인 것 같았다. 많이 걸어서 어머니도 힘드셨을 텐데, 아직도 습관적으로 나부터 챙기신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과의 데이트가 참 오랜만이라 좋았다.

2. 오랜만에 옷 쇼핑을 했다. 더운 나라에 가져갈 수 있는 여름옷들만 사려고 하니 상당한 고민이 동반되었다. 그래도 결국에는 모두 마음에 드는 옷들을 사서 기분이 좋았다.

3. 거의 1년 만에 외할머니댁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었다. 여느 때처럼 반겨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좋았고, 언제나 그대로인 할머니댁도 좋았다. 내 주변은 늘 변하는데, 이곳은 시간이 멈춰있구나. 그 사실이 주는 안정감이 있었다.


2025.05.15(목)

1. 오늘은 또 대구에서 포항으로 가서 요양병원에 할머니는 뵈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나와 어머니를 알아보시는 듯했다. 요양병원이 많이 심심하실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았지만, 이건 행복 일지니까. 아직 그래도 정신이 온전하신 할머니께 감사했다.

2. 포항 당일치기를 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부모님 두 분 다 허리가 안 좋으셨다. 그래서 걱정이 좀 되었는데, 아직 부모님이 정정하셔서 그런지 하루 스케줄을 문제없이 소화하셨다. 부모님의 건강에 다시 감사한 하루.

3. 대구-포항-대구-제주의 스케줄을 마치고 나 혼자 집에 도착했다. 씻고 누우니 밤 11시였다. 하루만인데도 혼자만의 방과 침대가 너무 좋았다. 이런 걸 누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아, 감사한 일이 있으면 그게 행복인 건가?


2025.05.16(금)

1. 육지에 다녀온 피로가 쌓여있었지만 극복하고 필라테스 수업을 갔다. 그리고 일상 브이로그 영상도 촬영해서, 오늘 하려 한 일을 모두 한 셈이었다. 이렇게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피곤함을 극복했을 때 꽤나 뿌듯하다.

2. 먹을 복이 있는 날. 점심에는 혼자 귀여운 식당에서 샌드위치와 수프를 먹고, 저녁에는 마당에서 한우와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모두 참 맛있었다.

3. 동생이 훈련소를 수료하고 집으로 와서 정말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였다. 동생의 군대 이야기도 들으면서 옹기종기 모여 저녁을 먹으니, 가족이 합체된 것 같아 마음이 따뜻했다.


2025.05.17(토)

1. 승마 수업 두 번째 날. 당근을 가져온다는 걸 깜박했지만, 수업을 꽤나 잘 따라가서 칭찬을 받았다. 잘하고 싶은 분야에 조금이라도 소질이 있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2. 승마 수업 자체가 아니더라도 말과 교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다. 말의 커다란 눈동자를 쳐다보면 나도 순수해지는 것 같다. 마구간에 귀여운 고양이도 나와 한참 놀아주었다.

3. <20대의 20개국>이라는 브런치북을 이번 주부터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내일은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오늘 미리 다음 주 에피소드를 작성했다. 귀차니즘을 극복한 스스로가 뿌듯했다.


2025.05.18(일)

1. 육지에서 친구가 놀러 왔다. 해외로 일하러 가기 전 영영 못 볼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보게 돼서 반가웠다.

2. 날씨가 상당히 좋았다. 제주는 날씨만 좋으면 어딜 가든 예쁘기 때문에, 날씨가 좋아서 데이트도 순조로웠다.

3. 친구를 부모님 댁에 초대한 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집에 와서 맥주를 마시며 이것저것 얘기하는 시간이 참 소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