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행복과 함께의 행복
2025.05.05(월)
1. 가슴 운동을 했는데, 써야 하는 근육을 잘 쓰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 운동에 내가 재미를 붙이면 좋겠다. 하체 운동을 하면 벌벌 떠는 종이인형이 되는 게 문제지만.
2. 아버지가 정말 달콤한 군고구마를 구워주셨다. 그 어떤 고구마 무스나 고구마 라떼보다 맛있었다. 내가 며칠 전부터 고구마가 먹고 싶다 했었는데 그걸 기억하시고 고생해 주신 게 너무 감사했다.
3. 어머니가 그림 그리시는 걸 옆에서 지켜보다가, 나도 어머니가 그린 그림에 색칠을 해보았다. 별로 잘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취미를 잠깐이나마 함께 해보는 기분이 좋았다. 정말 잘하지 않았는데 잘했다고 칭찬해 주시는 것도 좋았다. 이 순간을 내가 오래 기억했으면 좋겠다.
2025.05.06.(화)
1. 7월부터 살게 될 나라에 필요한 물품들을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온라인으로 비교 후 구매했다. 그래, 차곡차곡 준비해야지. 밀린 숙제를 한 느낌이다.
2. 만약 지금 직장인이라면 연휴가 끝나는 게 너무나 싫었겠지. 직장인이 아님에 감사하다.
3. 피자가 먹고 싶어서 그 유명하다는 이재모피자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맛은 기대이하였지만 먹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선뜻 먹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2025.05.07(수)
1. 오늘은 필라테스 자세가 저번주보다 훨씬 잘 나왔다. 상체 힘을 쓰는 날이라서 그랬던 것도 있겠지만 발전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2. 부모님과 곽지해수욕장에서 애월카페거리까지 걸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걸음 움직일 때마다 풍경이 그림 같았다.
3. 곽지해수욕장은 집에서 왕복 1시간 거리인데, 큰 문제없이 내가 운전했다. 그래도 완전 초반에 핸들을 잡았을 때보다는 안정적인 것 같아서 매일 조금씩 운전 연습한 보람이 있다.
2025.05.08(목)
1. 오늘 PT도 상체였다. 하체보다 상체가 나은 나로서는 훨씬 수월하고 덜 힘들었다. 편식하는 것 같아 PT 끝나고 데드리프트로 마무리했다. 운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는 것 같아 뿌듯하다.
2. 오늘은 어버이날. 집이 시내와 멀어서 따로 뭘 준비하기가 어려웠는데, 짬 내서 쓴 간단한 편지와 작은 현금을 부모님께 드렸다. 좋아하셔서 나도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는 더 잘해드리고 싶다.
3. 제주 와서 한 번도 요리를 하지 않았다. 부모님과 한께 식사를 하니 할 일이 없기도 했고, 내가 요리를 정말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 것도 있었다. 오늘 저녁은 혼자 먹어서 처음으로 바나나오트밀 팬케이크를 해 먹었는데, 많이 태우고 어설펐지만 스스로 음식을 해 먹는 맛이 있었다.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다 아니까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2025.05.09(금)
1. 숏폼 동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나는 하루에 운동과 콘텐츠 제작을 모두 해내면 나름의 뿌듯함을 느낀다. 나 스스로를 관리했고, 비전에 한걸음 다가간 날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조회수가 유의미하진 않지만, 이 바닥에서는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 이건 행복한 에피소드는 아닌데,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이 있다. 이제는 부모님이 건강하게 살아계신 게 가장 감사한 때다. 내가 원하는 것을 사주시는 것, 나를 어떤 면에서든 도와주시는 것, 내 편이 되어주시는 것 등 부모님께 바랄 것은 많겠지만, 이제는 두 분 모두 건강하신 것 그 이상으로 바랄 게 없는 시기라는 것을 다시 가슴에 새기려 한다. 부모님의 성격과 성향과 가치관은 더 이상 바꿀 수 없다. 앞으로도 대화를 하면 벽에 부딪히는 느낌은 아마도 평생 비슷할 것이다. 이제는 내가 양보할 시기다. 내가 져야 할 시기다. 갈등이 있을 때마다 스스로가 되새기기를.
3. 비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하지만 따뜻한 전기장판 속은 안전하고 아늑했다.
2025.05.10(토)
1. 승마 교육을 처음으로 받아본 날. 나는 동물이 참 좋다. 솔직히 근본적으로는 왜 이렇게까지 동물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제주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아웃풋을 시작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오늘 탔던 말 ‘한로’의 목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2.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고등어회를 먹고, 부모님을 태운 채 밤에 운전을 해서 집으로 무사귀환했다. 더 일찍 운전을 배워 여유롭고 편안하게 술 한잔 드신 부모님을 태워드릴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배워서 앞으로 많은 곳을 모셔드리고 싶다.
3. 제주 와서 처음으로 브이로그 영상을 찍어봤다. 사실 일상을 살면서 영상을 찍는 건 생각보다 성가시고 어렵다. 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인 것도 있고, 카메라를 인식한 채 하루를 보내야 하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귀차니즘과 자잘한 장애물을 잘 견디고 하루를 잘 영상에 담았다.
2025.05.11(일)
1. 이런저런 일로 다음 주에 친구 세명을 각각 제주에서 만나게 되었다. 제주에 유일하게 없는 것이 친구였는데, 다음 주부터는 더 재밌어질 것 같다.
2. 아침으로 빵에 올려 먹은 바나나가 정말 잘 익어서 맛있었다.
3. 운동 가서 인바디를 재보니 2주 만에 근육량이 0.6kg 늘어있었다. 비록 체지방량도 0.2kg 늘어나있었지만 이건 행복 일지니까. 제주에서의 남은 나날들도, 다음 나라에서도 꾸준히 운동하며 체형을 바꿔놓고 싶다. 아주 조금 희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