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주의자의 일일 행복 기록(9주차)

만날 친구가 있음의 행복

by 시옹

2025.06.02(월)

1. 토요일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갔던 승마교육을 갔다. 오늘도 컨디션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말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2. 평일 월요일인데도 내 마음대로 낮잠을 자고 쉴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럴 수 있는 날이 얼마 없어서 더 소중했다.

3. 가족에게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이런 날 내가 부모님과 함께 있으면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서 다행이었다. 앞으로도 짐이 되지 않고 힘이 되는 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굳게 했다. 이 다짐을 내가 잊지 않기를. 이건 행복한 기록은 아니지만 최대한 일어난 상황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찾으려는 나의 노력이다.


2025.06.03(화)

1. 제주에서 서울 간 날. 이모댁에 도착해서 낮잠을 잤다. 서울에 편하게 머무를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게 감사했다.

2. 제주에서 중요한 물건을 두고 육지로 올라오는 정말 한심한 실수를 했다. 하지만 죽으란 법은 없다고. 어떻게 방법을 찾아서 최악의 상황에서 차선책을 찾았다. 물론 행복한 순간은 아니었지만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 두 달간의 행복 일기 과정을 겪어서 그런지, “어차피 5분 동안 고민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면 골머리 앓지 말자”라고 생각을 하니 그나마 마음이 편했다.

3. 대학 동기들과 저녁 6시부터 12시까지 술을 마시며 청춘 같이 놀았다. 나는 서울에서의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적당히 자제해 가면서 마셨는데, 친구들은 내일 출근도 안 하는 사람들처럼 마셨다. 그렇게 서로 간을 사리지 않고 즐기는 사이라는 게 참 고마웠다.


2025.06.04(수)

1. 대한항공 특송 덕분에 어제 저지른 실수를 잘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계속 신경 쓰였는데 다행이다.

2.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앞으로도 자주는 못 볼 거라 생각하니 좀 서글프긴 했지만, 이제 각자의 인생을 멀리서도 응원할 줄 아는 나이니까. 이대로도 좋다.

3. 오랜만에 머리를 했는데, 펌이 정말 잘 나왔다. 내 돈 주고 내가 펌 한 거지만 그래도 기분 좋다.


2025.06.05(목)

1. 아침부터 김포공항 갔다가 한남동 갔다가 광화문 가느라 정신없었던 날. 하지만 결국 해냈다! 몸은 피곤했지만 안도되는 날.

2. 전 직장 동료들을 만났다. 절대 그립지도 보고 싶지도 않았었는데 막상 보니까 1년 전 생각이 나면서 애틋했다.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다는 건 좋은 싫든 추억을 만드나 보다. 멀리 떠나기 전에 그들을 봐서 좋았다.

3. 병원 두 곳 볼일을 클리어했다. 정말 바쁜 하루였지만, 착실히 할 일을 다 해서 뿌듯했다.


2025.06.06(금)

1. 친한 친구 둘을 만난 날. 어제의 여파로 피곤하긴 했지만 친구들을 얘기하다 보니 또 기운이 났다. 참 소중한 친구들이다.

2. 오늘 먹은 베이글도 야키니꾸도 참 맛있었다.

3. 졸업한 대학교를 친구와 함께 산책했다. 친구는 정말 오랜만에 학교를 왔는지 굉장히 들떠 보였다. 그런 친구를 보면서 나도 대리 설렘을 느꼈다.


2025.06.07(토)

1. 마지막 서울 약속 날. 중학교 친구들을 만나 담소를 나눴다. 숨기는 것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참 고맙다.

2. 친구가 소개해준 브런치 집이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오늘도 맛집 하나를 알아간다.

3. 제주 집에 돌아왔다. 오랜만에 내 침대에서 잠을 자니 몸이 녹는 것만 같았다.


2025.06.10(일)

1. 제주 출신 친구가 제주에 사는 다른 친구를 소개해줬다.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가 없다시피 했는데, 덕분에 좋은 만남이었다.

2. 원래 아침에 운동을 하려 했는데, 피곤해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안 가서 양심에 찔리는 것도 있지만, 애초에 내 컨디션에 따라서 스케줄을 안 갈 수도 있는 삶을 사는 게 감사했다.

3. 도저히 떠오르질 않는다. 또 행복한 일이 뭐가 있었을까? 아, 새로 사귄 친구와 먹은 육사시미가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