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5 [7/14-7/20]
일어난 것도 기적과 같은 월요일. 새집에서의 첫날밤은 마치 남의 집에 몰래 들어와 자는 느낌이었다.
중개업자 M이 분명 매트리스와 TV를 오후에 설치한다길래 오후반차를 냈더니, 알보고니 그냥 배송이었다. M에게 확답을 듣고 싶은 것들이 9개 정도 있는데, 하도 답장이 답답하게 와서 재촉해서 답을 바라는 것보다 내가 마음을 놓고 있는 게 나을 듯하다.
그래도 오늘 드디어 보증금을 냈다! 현금으로 일일이 다 뽑아서, ATM에서 무통장입금을 했다. 계좌와 카드가 없다는 건 정말 성가신 일을 많이 만들게 되는 것 같다.
'Russell Taylors'라는 말레이시아 생활가전 브랜드가 있다. 매우 매우 추천하지 않는다. 오늘 잠깐 집을 청소하려고 Russell Taylors 청소기를 썼는데, 쓰자마자 거의 바로 부러져서 봤더니 애초에 플라스틱 자체가 싸구려 같다. 근본 청소기는 튼튼함이 생명인데... 당연히 삼성/LG를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청소기를 사게 된다면 들어본 브랜드(Tefal, Xiaomi 등)를 사시길.
완전히 새집으로 이사를 가니 사야 할 것들이 자잘하게 많다. 세제와 같은 생활필수품부터 쓰레기통과 같은 간단하지만 필요한 물건들까지. 그래서 오늘은 퇴근 후 바로 수리야로 가서 필요 물건들을 샀다. 생활용품 매장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다이소 재팬: 한국 다이소만큼 저렴하진 않지만 일본제품인 만큼 품질 어느 정도 보장. 거의 모든 아이템 2천원.
- MR.DIY: 동남아의 천원샵. 품질이 별로더라도 상관없는 제품 사기 좋음.
- 니토리: 일본 생활/가구 브랜드. 가격은 착하지 않음.
- 왓슨즈(Watons): 올리브영 개념.
위 매장들은 모두 수리아 & 에비뉴K에서 가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도 '오늘의집'과 같은 어플이 있으면 좋겠다만, 그런 깔끔하고 믿을만한 어플은 없다. 여긴 테무느낌의 'Shopee' 어플이 가장 유명하다. 중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서 물건들을 가져오는데, 소란스러운 어플의 UI만큼 제품들도 신뢰가 가진 않는다.
아예 0에서부터 시작하다 보니, 숟가락/젓가락/포크부터 각종 접시, 물컵 등 사야 할 것들이 사도사도 줄지를 않는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이렇게 필요한 게 많은 사람이면 자연 속에 살지 못한다고!'
저번주부터 체력적으로 달려와서 그런지 온몸이 부은 느낌이다. 실제로 끈 샌들을 신으니 발이 부어서 자국이 남을 정도다. 오늘은 일찍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해보려 했으나...
쇼피(Shopee)에서 주문한 것들이 도착해서 언박싱과 조립을 하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쇼피에서 주문한 제품들이 지금까지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게 배송이 된다. 그러나 역시 품질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자취방에서 늘 쓰던 규조토(diatomite) 화장실 발매트를 사려고 최대한 비슷한 제품을 구매했는데, 제품 제목에만 'diatomite'가 들어가 있지 전혀 규조토가 아니었다. 혹시 나처럼 규조토 발매트를 고집하는 분이 계시다면 니토리(Nitori)에서 구매가능하다!
보통 해외여행을 하면 지도로 구글맵을 많이 사용한다. 대부분의 경우 구글맵만 써도 큰 불편함은 없다. 하지만 쿠알라룸푸르 대중교통(버스, 전철)의 경우 구글맵에 나오는 배차시간은 전혀 정확하지 않다. 그래서 더 정확한 어플이 있나 수소문해 보니, 대중교통 업체에서 만든 어플이 따로 있었다! 바로 'MyRapidPULSE'.
내 위치를 잡은 후, 근처 정류장에 버스가 몇 시에 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버스든 전철이든 매일 같은 시간에 오는 건 아니라는 점.
새집 필수품, 인터넷 설치.
나도 설치하려고 알아보다 보니 집 인터넷 비용이 이상하게 비싸다. 분명 폰 요금제는 'Hotlink(말레이 버전 SKT)'기준 한 달에 100G/45링깃(약 15000원)인데, 집 인터넷 요금은 'Time'(인터넷업체 이름) 기준 한 달에 600Mbps(속도)/139링깃(약 45000원)이다. 게다가 외국인은 첫 설치 시 보증금으로 500링깃(약 165000원)을 내야 한다. 그럼 인터넷 사용량이 엄청 많지 않은 이상, 집 인터넷 라우터에 유심을 꽂아 폰 요금제처럼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훨씬 이득인 것이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신 분이 이미 그렇게 집 인터넷을 사용하고 계셨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말레이시아에서 집 인터넷 월 30링깃으로 끝내는 법>
1. 편의점에서 Hotlink Prepaid Sim Card를 구매한다. (가격 10링깃, 1주일 20기가 사용 심카드)
(통신사 선불 유심칩. 이름 없는 구멍가게 말고 세븐일레븐이나 KK와 같은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가자. 만약 직원이 "You can register?"라며 개통할 수 있냐고 물으면 스스로 개통할 수 있다고 하자.)
2. IT상점에서 Sim Card Router를 구매한다. (가격 상이, 약 150링깃)
(수리야 3층에 전자기기 상점이 몰려있다. 나는 3층 'All IT Market'이라는 곳에서 샀다. Shopee나 Lazada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해도 된다. 꼭 심카드가 들어가는 라우터인지 확인!)
3. 앱스토어에서 'Hotlink' 어플을 설치한다.
4. 구매한 심카드를 폰에 꽂아서 집에서 인터넷이 잘되는지 확인하면서, 선불유심의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말레이시아는 위치에 따라서 인터넷이 잘 안 터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층 이상 고층이거나 지하, 엘리베이터 등에서는 인터넷이 잘 안 터질 수 있다. 따라서 만약 집이 고층이라면 차라리 돈 주고 유선인터넷을 설치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5. Hotlink 어플에 들어가서 전화번호로 회원가입을 한다.
6. 로그인이 완료되었으면 이제 선불유심의 옵션(Pass)을 160GB/30일로 변경하자. 상단에 아이콘 중 'Buy Passes'를 클릭한다.
7. 제일 상단의 'Unlimited Data 24 Mbps'를 선택한다.
(여기서 가격 차이가 나는 거라 볼 수 있다. 139링깃짜리는 인터넷 속도가 600 Mbps고, 이건 24 Mbps다. 하지만 나는 TV로 넷플릭스와 유튜브 시청, 노트북 사용 등 모두 아무런 답답함/불편함 없이 쓰고 있으니 참고.)
8. 우측하단에 'Top Up'을 눌러 요금을 충전한다. 결제 방법은 편한 방법으로 선택하면 된다.
9. 충전이 완료된 걸 확인했으면 유심을 빼서 구매한 Sim Card Router에 꽂고, 라우터를 집에 설치하면 완료!
(라우터의 wifi 아이디/비밀번호는 뒷면에 적혀있다. 아이디/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싶으면 뒷면에 적힌 웹사이트로 들어가서 변경하면 된다.)
오늘은 작정하고 집 살림살이를 사러 Mytown이라는 복합쇼핑몰에 갔다. 접시, 수저 등 당장 필요한 것부터 살 계획이었다. 저번에 갔을 때는 이케아만 갔다가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아주 유용한 복합쇼핑몰이었다. 아래 매장들이 전부 들어와 있다.
왓슨(Watsons)/ 일본다이소 / Mr.DIY / SSF HOME / U.JU/ 데카트론(Decathlon) / 이케아(IKEA)
그래서 수저, 접시, 주방세제, 선크림, 채소수분 털이 등 여러 물건을 한방에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수저, 접시와 같은 세부적인 용품들도 이케아가 가장 품질도 적당하고 저렴한 물건들을 살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정착 시 첫 살림장만에는 무조건 이케아! 추천!
U.JU는 회사동료에게 추천받은 소품샵인데, 한국 소품샵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만큼 가격도 비슷하거나 인터넷가격 정도다. 아마 중국에서 소품들을 떼어오는 것 같다.
SSF HOME는 이케아가 너무 한정적이어서 가구업체를 알아보다가 알게 된 가구업체다. 혹시 이케아를 봤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다면 온라인에서 한번 둘러보는 걸 추천. 같은 맥락으로 RUMA라는 온라인 가구업체가 있다.
피클볼이라는 스포츠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알아보다가 처음으로 들어봤었는데, 말레이시아에서도 피클볼이 꽤나 인지도가 있나 보다. 동료분의 제안으로 피클볼 코트에 처음 가봤다. KL City Pickleball Zevra Square이라는 체인점 피클볼 경기장이었다. 경기장에서 라켓을 대여할 수 있는데, 4개에 79링깃 정도였다.
실외여서 더웠지만 그늘이 있어서 피부가 탈 걱정은 덜했다. 피클볼은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의 규칙들을 결합한 오묘한 스포츠였다. 스포츠라기보다는 미니게임(?)에 가까워서 진입장벽이 낮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
30-40분 정도 배운 후 선생님과 동료분들과 함께 옆 식당 Caffeinees라는 곳에 갔는데, 500ml 생맥주 3잔이 89링깃 (한화 약 3만 원)이길래 저렴하다!(이슬람 국가 말레이 기준) 생각하고 마셨는데... 이게 뭐람. 서비스 차지 (수수료 개념, Service Charge)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었다. 전혀 저렴한 식당이 아니었던 것. 음식도 그저 그랬기에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한주한주가 빠르게 흘러간다.
이사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완벽한 집을 만들려는 나의 욕심이 더욱 정신을 빼놓는 것 같다.
나도 말레이 사람들의 슬로우 라이프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 생각했는데. 아닌가보다.
물론 평소 인테리어에 굉장히 진심인 나의 성향도 반영되었을 터. 하지만 마음이 앞설 때마다 생각해야한다.
말레이시아에 평생 살 것이 아니라면 인테리어는 사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