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요 '잘잘잘'
대박이에게 불러 줄 동요로, 전래동요도 많다. 대표적인 전래 동요 중에서, ‘잘잘잘’이 있다. 어쩌면 요즘 엄마들이 모를 수도 있는 동요이기도 한데, 숫자 하나에서 열까지 초성을 넣어 가사가 만들어졌다.
각 절마다 ‘잘잘잘’이라는 후렴구가 붙어 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보다 흥을 돋우기 위한 후렴구의 기능에 치중하여 쓰인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고, ‘머리를 좌우로 가볍게 흔드는 모양’이나, ‘물건을 손에 들고 가볍게 흔드는 모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대박이를 재우기 위해 이 노래를 부를 때 후렴구 잘잘잘 부분에서 엉덩이를 팡팡팡 울려주면, 이게 뭔가 규칙적인 장단이구나 싶은지 빙그레 웃는다.
전래동요라는 명칭이 적절하게도, 동요 ‘잘잘잘’이 불린 역사는 아주 긴 듯하다. 가사를 보면 현재 상황과는 전혀 맞지 않는 내용도 많다. 두부장수와 엿장수, 열무 장수가 등장하는가 하면, 여성은 냇가에서 빨래를 하고, 아버지는 신문을 보는 고정된 성역할이 다뤄지기도 한다. 심지어 일본 놈이 칼을 차고 등장하기도 한다. 와— 일본 놈이라니.. 식민지 시대 때부터 많이 불러온 노래였구나...ㅎㅎㅎ
손주가 태어난 뒤 ‘잘잘잘’을 오래간만에 불러보면서 가사를 떠올려보니, 빙그레 웃음이 나기도 한다. 대박이가 말을 하고 노래를 하고, 이 노래의 가사를 이해할 수 정도의 나이가 되었을 때, 설명해 주어야 할 내용이 참 많겠다 싶다. 또 대박이의 상황에 맞게, 또 꽃할머니의 상황에 맞게 각자, 또는 함께 새로운 가사를 창의적으로 붙여보는 활동을 해 볼 수 있도 있을 것이다. 대박이와 도전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놀이를 또 하나 발견해서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래 가사 중에서 ( ) 부분이 원곡 가사이고, 위 부분이 내가 새로 바꾸어 부른 가사이다.
잘잘잘 (전래 동요)
하나 하면 할머니가 지팡이 짚고서 잘잘잘
둘 하면 두부 장수 종을 친다고 잘잘잘
셋 하면 새색시가 거울을 본다고 잘잘잘
넷 하면 냇가에서 빨래를 한다고 잘잘잘
다섯 하면 다람쥐가 알밤을 줍는다고 잘잘잘
여섯 하면 여우가 재주를 넘는다고 잘잘잘
(여학생이 학교에 간다고)
일곱 하면 일꾼들이 나무를 벤다고 잘잘잘
(일본 놈이 칼을 차고서)
여덟 하면 엿장수가 호박엿을 판다고 잘잘잘
아홉 하면 아버지가 마당을 쓴다고 잘잘잘
(아버지가 신문을 본다고)
열 하면 열무장수 열무 사려 열무 사려 잘잘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