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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무아 Oct 27. 2021

<재미의 발견>  김승일 著

   후지시로 세이지,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展


 <작가에게 제안하기> 버튼을 이용해 브런치 작가 김승일 님의 책 <재미의 발견>을 신청했더니 바로 보내 주셨다.

 책의 속표지 첫 장에 이런 말도 적어 주셨다.

 "함께 거듭납시다."


 나의 필명은 무아이다.

 나(moi)이면서 나 아닌 나(無我), 즉 '거듭나는 나'이다.

 글을 읽고 쓰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마음이 묻어나서 친밀감을 느꼈다.


 소포로 받은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틈틈이 열심히 읽으면서 어떻게 리뷰 글을 쓸까? 계속 마음을 모으고 있었다. 단순히 내용을 요약정리하고 약간의 내 생각을 곁들이는 것만으로는 너무 밋밋할 것 같았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마침 둘째가 일본 화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가게에 (그림자 그림, 실루엣) 전시회' 관람 티켓을 두 장 주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으며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 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었다.


 책과 영화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친구에게 함께 가자고 전화를 했다. 기뻐하며 선뜻 좋다고 했다. 책, 그림, 음악, 영화ᆢ, 다방면에 걸쳐 해박한 지식과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고 동창 친구다.


 책과 전시회, 이 둘을 연결하여 뭔가 리뷰 한 편을 써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이 책의 간단한 내용을 나름대로 정리해 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세 가지 요소


*특이 (特異) ㅡ 보통 것이나 보통 상태에 비하여 두드러지게 다름


 *전의 (轉意) ㅡ 생각이 바뀜, 의미가 바뀜


 *격변 (激變) ㅡ 상황 따위가 갑자기 심하게 변함


  이 세 가지가 재미를 이끌어내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당혹'하여 '집중'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재미를 더욱 크게 만들기 위한 증폭제로 다음 요소들을 소개하고 있다.


 *연관성 ㅡ 소비자에게 연관된 것이어야 한다.


 *공감 ㅡ 소비자들이 작품의 상황과 기분을 같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제작해야 한다.


 *불안정성 ㅡ 곧 충격적인 변화가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강한 예감이 생기도록 불안정성을 조성해야 한다.


 *결핍 ㅡ 인간의 뇌는 결핍된 무언가에 집중한다. 그러므로 결핍을 건드려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를 지배할 대표적인 결핍은 외로움이다. 2020년 1인 가구수는 600만 (전체 가구 수의 31.3%)을 넘었다.

 먹방이나 관찰 예능이 뜨는 이유다.


 이런 여러 요소들을 담을 수 있는 작가의 창의성과 예민함이 있어야 시장에서 살아남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저자 김승일 님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대학에서 국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문화부 기자가 됐고 그 덕에 여느 다독가 못지않게 많은 책과 사람, 콘텐츠와 미디어를 읽었다. 4년 차에 퇴사하고 지금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새로운 영역을 발견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꿈이다.


 <재미의 발견>에서는 수많은 티브이 드라마와 영화들을 예로 들어 재미의 요소들을 설명한다.

 브런치에 매일 '아침 경제 기사 읽기'를 연재하고 있다.


  어흠, 이제 <재미의 발견>에 적혀 있는 이 내용들을 참조하여 이번 전시회 관람을 더 풍성하게 체험하고 책 리뷰도 확장시켜 야겠군~~!!^^


 

 1924년에 태어나 10대에 벌써 남다른 재능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후지시로 세이지. 98세인 지금도 폭넓은 작품 활동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1947년 게이오 기주쿠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도쿄 흥행 극장 선전부에 입사하여 일을 했고 1948년부터 1996년까지 48년간 월간잡지 '삶의 지혜' 표지 일러스트를 그려왔다.


 유화로 화가의 길에 들어섰지만 2차 세계대전 직후 잿더미로 초토화된 도쿄에서 들판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는 골판지와 전구를 사용해 빛과 그림자의 가게에(그림자 그림) 제작을 시작하였다. [特異]



  단순히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예술의 경지를 넘어 평화를 기원하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목표를 지향했다. [轉意]



  표현 방법도 실루엣에서 빛의 표현으로 영역을 확장해 가며 아름답고 화려한 세계를 보여주고 빛과 그림자의 강한 인상을 한층 두드러지게 하는 대담한 구도로 발전시켰다.

 더 나아가 극단 모쿠바자를 이끌며 그림자 그림을 이용해 아동 인형극을 상영하기 시작하였다. 1966년 '제1회 케로용 쇼'로 전국 유치원생이 관람객으로 총동원되는 순회공연을 개최하여 일본 상업 연극 역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擊變]


작가의 고유 캐릭터 창작물 봉제 인형 '캐로용'


 김승일 작가님이 재미의 주제로 삼은 특이, 전의, 격변의 세 요소가 이 전시회에는 넘치도록 담겨 있었다.

 일반적으로 그림을 벽에 그려놓고 그 위로 조명을 비추는 전시가 아니라 그림 뒤에서 화면 가득 빛을 쏘아 그림이 드러나는 방법을 썼다. 고정관념을 깨는 특이한 전시 형식은 '당혹'과 더불어 관람객들의 '집중'을 끌어내었다. 그림자 그림, 실루엣이 빛을 만나 살아 있는 이미지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재미를 더욱 돋우는 증폭제로 제시한 요소들도 쉽게 발견된다.


 동심을 가득 담은 환상적인 그림은 남녀노소 모든 관람객들에게 잃어버린 동심과 잊고 있었던 추억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워준다. [연관성]


 나는 빛과 그림자로 자연의 아름다움, 살아 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인생을 그려가고 싶다.

 ㅡ작가의 말.

 자연의 아름다움, 생명의 소중함, 인생. 누구나 예술 작품 감상에서 느끼고 싶어 하는 주제다. [공감]


 그림의 영역을 확장시켜 '서유기', '은하 철도의 밤' 등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고대 인도의 신화 세계, 성경에 담긴 기독교 세계를 그림으로 표현해 내고 장난기 많은 커다란 눈의 오리지널 캐릭터 케로용 봉제 인형을 만들어 인형극 공연으로도 흥행에 성공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작품세계 확장불안정성]


 전쟁 직후에는 평화를 갈망하는 작품 세계, 그 이후로는 꿈의 지평을 넓히는 작품 세계를 추구했다. [결핍]


                                                                      청명 도시 벚꽃


 이상으로 어설픈 아마추어의 솜씨로 책 리뷰 한 편을 써 보았다.


 덧붙여 오늘 여의도 '더 현대' 백화점에서 딸들과 함께 관람한 'BEYOND THE ROAD 展' 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재미의 요소'들을 다 담고 있었다.

 예술이 그 경지를 어디까지 확장시켜 갈 것인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색다른 3차원 전시회였다.




  2021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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