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슬로프

by 유니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봉평에서 자란 스노보더 김상겸이 올림픽 네 번째 도전 끝에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알파인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상겸은 출발선에 설 때마다 그의 이름은 늘 작게 불렸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24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은 선수였기에 주목받지 못했다. 그동안 알파인 스노보드 대표팀에서 주목을 받은 사람은 평창에서 은메달을 땄던 배추보이 이상호였다.


상겸은 이번 4강행 과정에서 행운이 있었다고 한다. 두 번이나 상대 선수가 레이스 도중 기문을 놓치며 실격했고 김상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리했다. 신문 기사를 보면 경기가 열린 스노파크 슬로프는 다른 경기장에 비해 경사도가 완만하여 선수들이 초중반 급경사에서 무리하게 승부를 걸다 보니 선수들이 기문을 놓치며 무너졌다고 한다.


김상겸은 주목받지 못했으나 외부 변수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컨디션과 레이스에 집중하여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는 이변을 낳았다. 김선수는 실업팀이 없을 때는 생계유지가 어려워 막노동을 하고 훈련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훈련에만 신경 써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일은 어렵고 힘들기에 대단한 일인데 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긴장감 넘치는 실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준 그의 집중력과 련함에 큰 박수를 보낸다. 시상대에서 큰절을 한 이 선수에게서 무명 끝의 기쁨을 보았다.


스노보더들은 슬로프를 얼마나 많이 오르내릴까? 로프의 컨디션은 경기장마다 다를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던 대로 유연하게 대처한 분에 언더독의 슬로프 빛이 났다. 또, 보드의 길이를 좀 더 길게 하는 과감한 도전으로 마지막 코스에서 속도를 더 낼 수 있었다고 한다. 김상겸은 본인을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는 선수"라며 어려운 시기를 참고 견뎌준 아내에게 <기다려줘서 고맙다> 고 눈물을 흘렸다. 김선수가 실패했을 때마다 그녀가 했던 <할 수 있다>는 격려의 말이 그를 날아오르게 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하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개인은 자기 한계에 못 미치는 삶을 산다고 한다. 김상겸 선수를 통해 나의 한계치를 돌아보게 된다.

출처 : 연합뉴스<8강전의 김상겸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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