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눈이 내렸다
건조한 대지를 적시는 비가 온 뒤여서 시원하면서도
코끝은 쌀쌀하다
오늘도 남한산성을 오른다
3월이라는 숫자가 꽃과 나무의 싱그러움을
내 마음으로 부른다
혹시 어디 숨어있나 두리번거린다
산 중간쯤부터 눈과 얼음이 보인다
아차차, 아이젠을 챙기지 않았다
산에서 아이젠은 보호막
눈과 얼음으로 미끄러울 텐데 조심해야겠다
올라갈 때는 그래도 괜찮지만
내려올 때가 문제다
내려올 때 난간의 밧줄을 꽉 잡았더니
손목이 아프다
다치기 싫은 마음에 힘이 과하다
준비 부족으로 떠안은 대가다
봄 준비가 빨라서 낭패인 경우도 있다
겨울 옷을 다 정리했는데 다시 꺼내야 한다는
단골 카페 사장님의 투정이 귀엽다
산 아래 동네에 약간의 비와 눈은
산 정상에선 또 다른 모습이다
같은 공간 두 계절로
산의 모습이
준비 부족이
빠른 준비가
소소한 해프닝으로 이어지지만
우리의 마음은 벌써 따뜻한
봄봄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