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백제 문화제와 공산성 나들이

알콩달콩 퇴직 후 부부 이야기

by 그님


"내일은 어디 갈까?"

"어디 가고 싶은 곳이 또 있나 봐요?"


맞다. 또다. 또. 연짱 3일째~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말하면 남편은 소나타에 나를 싣고 부릉부릉~


이번엔 백제 문화제가 한창인 공주닷. 공주는 가까워도 늘 지나친다. 승용차 안에서 공주를 본다. 가까운 듯 먼 공산성이 내 눈에는 롤러코스터로 보였다.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는 모습이 멀리서 보기에 가파른 느낌이 들었다. 마음으로 '내가 공산성을 걸을 수 있을까' 싶었다.


큰 맘먹고 남편한테 가자고 하니 어딘들, 뭔들, 흔쾌히... 축제니까. '한번 가줘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에 부릉부릉 부르릉~


'달려가자 백마야~♬ 아름다운 공산성 축제로~♬'


한 시간 남짓 걸려 공산성 주차장에 도착.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본 공산성은 웅장해 보였다. 아래에서 보니 높다. 멀리서 보기에 길다. 남편과 함께 올라간다. 나는 처음인데, 남편은 친구와 왔었다고 한다. 공산성은 가파르고 옆을 보니 낭떠러지같이 아찔하다.


눈이 어질 어질~

다리가 후들 후들~

가슴이 쿵쾅 쿵쾅~


"나 못 갈 것 같아. 고소 공포증 때문에 무서워."

"내 손 잡아요. 팔짱을 끼든지. 나랑 같이 가면 괜찮아요."


남편은 바깥쪽으로 나는 안 쪽으로 걸었다. 나의 보디가드는 백마 탄 왕자님 남편이닷. 숲이 있는 안쪽에서 걸으니 훨씬 마음이 안정되었다. 바깥쪽은 아래를 아예 내려다보지 못했다. 무서워도 너무 무서워서..... 나이가 들수록 왜 고소 공포증이 깊어지는 건지.


중간에 가파른 계단이 있어 바로 포기했다. 내리막길로 걷다 영은사로 발길을 돌렸다. 천천히 걸어 내려가다 보니 금강이 보인다. 나루터에 배 띄워 백제전 행사의 멋을 더욱 빛나게 하는 듯하다. 바람이 불자 배가 물결 따라 움직인다.


나무에서 상수리가 떨어진다. 똑 데구르르르~ 오랜만에 상수리를 보니 반가웠다.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상수리 오 형제를 손에 넣고 핸드폰 속으로~


"여보, 이제 그만 가요. 다 봤죠?"


'우리의 공산성 나들이는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딱 거기까지만 보고 발길을 돌렸다. 조금 아쉬움을 남겨야 다음에 또 온다고 하는 남편. 예전처럼 차 안에서 보고 그냥 지나칠 거라 생각하는 나. 가자니까 간다.


오후 1시를 넘긴 시간~ 남편은 친구랑 갔던 음식점을 찾아 삼 만리. 찾았다. 고마나루 쌈밥집이란다. 우린 큰 간판만 찾아 보았다. 돌고 돌아 겨우 찾았다. 남편은 완전 길치 아니고 약간 길치. 한번 가면 잊지 않고 잘 찾아가는 나에 비해서 갔던 곳을 꼭 찾아 헤매야 겨우 찾는다.


네비를 켜고 다녀도 못 찾는 남편 덕분에 음식점을 바로 코앞에 두고 지나쳐 동네 한 바퀴를 빙빙 돌고 돌다 결국 찾았건만 이게 뭔 일. 문이 굳게 잠겨있었다는 사실. 정기 휴일이닷.


급 힘이 빠지지만 되돌아 음식점 순회하며 기웃대다 마음 합일을 본 집은 소담정. 음식점 순회를 한 이유는 신발 벗고 들어가기 싫어서였는데 소담정도 결국은 신발 벗고 들어가야 했다.


주문한 음식은 소담정 B정식. 한식 정식은 음식이 나오고 또 나와 깜놀~ 상다리 부러질 지경. 간식을 산에서 먹었기에 그리 배고프지 않았지만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다.


남편은 점심을 먹었으니 집에 가잔다. 공주에 왔는데 밤 빵도 안 사주고.....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니지.


"여보, 공주에 밤이 유명하잖아. 밤 빵 안 먹고 싶어?"

"그거 칼로리만 높아서 안 좋아요."

"그래도 공주까지 왔는데 그냥 간다고?"

"뭐가 먹고 싶어요?"

"뭐든. 카페 들렀다가는 게 예의지."

"알았어요. 그럼 내가 친구랑 갔던 카페 가요."


친구랑 카페도 갔으면서 나랑은 그냥 가려고 했다니 마음이 좀 섭섭해지려고 하네.


졸졸 따라간 한옥 카페는 밤떡 명가. 남편은 아메리카노. 나는 밤 라떼로~ 밤떡 사달라고 하지 않아도 사 와서 같이 먹어야 예의인데 남편은 또 칼로리 타령이닷. 고눔의 칼로리 미워~


우린 차를 마시고 집으로 향했다는 전설이.....


이.상.은. 양반의 고장 공주 백제 문화제에 갔던 우리의 하루 일과닷.


공.주.에. 가.서. 밤 빵을 못 먹어본 사람은 나뿐일 것.


밤 빵은 나중에 와도 못 먹을 수 있겠지만 3일 연짱 행복한 나.

자연을 보며 기쁨과 행복과 즐거움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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