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하루, 책이 닿아야 할 곳으로

대학마다 찾아가 책을 전하다

by 그님

밤새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잠에서 깨 다시 잠들지 못한 밤.

열려 있던 창문을 굳게 닫고 새벽을 겨우 넘겼다.

아침은 늦게 시작되었다.

그렇게, 이렇게, 비를 쏟아내기 위해 더위가 기세를 부렸던 걸까.

전날도 하늘은 오락가락했다.


한 번씩 지붕이 내려앉을 것 같은 폭우를 아낌없이 쏟아내며.

운전대를 잡은 매니저 내편은 하늘의 지시에 맞추듯

와이퍼 속도를 천천히, 때로는 빠르게 조절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대전에 있는 유아교육과가 있는 대학들.

가장 도움이 될 곳, 가장 필요할 곳에 책을 나누기로 마음을 모은 날이다.


며칠 전, 집에서 각 대학 교수님들과 통화를 마쳤다.

부재중인 곳은 조교와 통화해 방문 약속을 잡았다.

점심을 먹기 위해 오병이어로 가는 길에

먼저 목원대학교 유아교육과 조교실을 찾았다.

반갑게 맞아준 조교와 인사를 나누고

교수님께 드릴 책 세 권, 조교 한 권을 전달했다.


식사를 마치고 집에서 출발한 시간은 12시 30분.

첫 목적지는 대전 육아종합지원센터였다.

센터장님은 부재중이었고 직원분과 인사를 나눈 뒤 책을 전했다.


다음은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조교님은 이미 교수님과 통화를 했다고 했다.

교수님께 다섯 권, 조교 한 권을 전하며

가장 친절하고 성의 있게 응대해 주신 교수님께 마음 깊이 감사했다.


이어서 대덕대학교로 이동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조교와 인사를 나누고

교수님께 전해 달라며 책 세 권과 조교에게 한 권을 건넸다.

조교는 내년 현장 실습을 앞두고 있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말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다음 학교로 향해야 하는데 하늘에 다시 구멍이 난 듯 비가 쏟아졌다.

“여보, 보건대학교 가려면 고속도로가 빠를 것 같아요.”

“이렇게 비가 오는데 괜찮겠어?”

“흐름만 잘 타면 괜찮아요.”

매니저를 자청한 내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같은 대전권이어도 대학들은 대부분 외곽에 있었다.

대전보건대학교에 도착하니 학과 사무실의 조교는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

교수님과 통화하고 왔다고 하자 금세 얼굴이 환해졌다.

교수님께 드릴 책 다섯 권, 조교에게 한 권을 전달하자

조교는 스벅 커피 두 병을 들고 뛰어나와

엘리베이터 앞에서 내려가려 기다리던 우리에게 건넸다.

뜻밖의 따뜻함에 마음이 환해졌다.


다음은 배재대학교.

네비게이션은 자꾸 먼 길을 안내했고 우리는 우리가 아는 길을 택했다.

시내를 관통해 도착한 배재대.

유아교육과와 보육교사 교육원이 한 건물에 있었다.


5층은 조용했고 4층에서 보육교사 교육원 사무실을 찾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행정실에 갔다.

마스크 너머로 교수님을 알아본 순간 반가움이 먼저 터져 나왔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누구야~ 마스크 때문에 잘 안 보이네.”

마스크를 벗고 이름을 말하자 교수님은 금세 웃으며 반겨 주셨다.


책을 드리자 무척 기뻐하시며 사인과 연락처를 남기라 하셨다.

다 읽고 꼭 연락하겠다고.

교수님께 열 권을 드리고 3층 유아교육과 사무실로 이동해

교수님 여덟 권, 조교 두 권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대전과학기술대학교.

통화를 마친 상태였기에 교수님께 다섯 권, 조교 한 권을 전하고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 30분이었다.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에

교수님들께서 읽고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조교들께 한 곳 한 곳 설명하며 전달한 하루.

신기하게도 억수같이 내리던 비는 학교에 도착할 때마다 잠시 멈췄다.

책이 가야 할 곳으로 무사히 닿을 수 있도록

하늘이 잠시 길을 내어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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