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ITS), ACT-R, 상황학습

교육용 인공지능의 시작과 발전, 진화

by ImmersiveBama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육의 시대가 도래했지만, 교육용 AI의 시초를 논할 때 우리는 ITS(Intelligent Tutoring System)를 간과할 수 없다. ITS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진행 상황을 분석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기반 교육 시스템으로, 현대 AI 교육 모델의 토대를 마련한 중요한 기술이다. ITS가 규칙 기반(rule-based) 모델을 바탕으로 특정 도메인에서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했던 반면, 현대 AI 기반 교육 시스템은 LLM을 활용하여 자연어 상호작용을 강화하고, 보다 광범위한 주제와 맥락에서 학습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S의 핵심 원리인 개별화 학습(personalized learning)과 인지 과정 분석은 여전히 현대 AI 교육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ITS는 1970년대부터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초기에는 주로 수학, 과학, 프로그래밍 교육에 활용되었다. 본 글에서는 ITS의 역사와 발전 과정을 살펴보고, John Anderson과 Herbert Simon이 주장한 인지주의적 학습 이론과 그들이 논의한 상황학습(Situated Learning) 이론을 소개한다. 또한, Greeno의 반박 논문과 이에 대한 Anderson et al.(1997)의 반응을 검토하며, 현대 ITS 연구에서 맥락 기반 학습 요소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논의한다.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ITS)의 역사

초기 ITS의 등장

ITS 연구는 197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Jaime Carbonell이 개발한 SCHOLAR 시스템이 ITS의 대표적인 초기 모델이다. 이 시스템은 학생들에게 지리학 관련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응답을 분석하여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당시 ITS는 컴퓨터의 성능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특정 도메인(예: 수학, 과학)에서만 작동할 수 있었다.


ACT-R 기반의 Cognitive Tutor

1980년대 이후, John Anderson은 ACT-R(Adaptive Control of Thought-Rational)이라는 인지 모델을 기반으로 Cognitive Tutor 시스템을 개발했다. ACT-R 모델은 인간의 인지 과정을 설명하고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개발된 인지 아키텍처이다. 이 모델은 인간의 학습과 문제 해결 과정을 선언적 지식(Declarative Knowledge)과 절차적 지식(Procedural Knowledge)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선언적 지식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학습하는 사실이나 개념을 의미하며, 절차적 지식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자동화되는 문제 해결 방식이나 기술을 의미한다. ACT-R은 이러한 두 가지 지식이 어떻게 저장되고 인출되며, 특정한 문제 상황에서 어떻게 결합되어 활용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한, **규칙 기반 생산 시스템(production system)**을 통해 인간이 목표 지향적 문제 해결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모델링하며, 이를 통해 ITS와 같은 교육 시스템에서 학습자의 사고 과정과 인지적 오류를 분석하고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활용된다.


Cognitive Tutor는 학습자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선언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분석하여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수학 문제를 푸는 학생이 공식을 기억하는 과정(선언적 지식)과 이를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절차적 지식)을 모니터링하여, 특정 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시스템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초기에는 실험실에서의 인지 실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나, 이후 ITS에 적용되면서 학습자의 사고 과정과 학습 패턴을 분석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았다.


Anderson과 Simon의 상황학습(Situated Learning) 이론에 관한 입장과 논의

상황학습 이론이란?

상황학습(Situated Learning) 이론은 사람들이 배우는 지식이 학습이 이루어지는 맥락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배운 수학 개념이 실생활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학습이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Lave와 Wenger(1991)는 "참여를 통한 학습(Learning through Participation)" 개념을 강조하며, 학습이 공동체 안에서 실천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초보 요리사는 요리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숙달되기 어렵지만, 주방에서 실제 요리사들과 함께 일하며 배우면 실무에서 필요한 기술을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이는 상황학습이 단순한 지식 암기보다 실제 적용에서 효과적인 이유를 설명해 준다.


Anderson과 Simon의 주장과 Greeno의 반론

John Anderson과 Herbert Simon은 상황학습 이론이 지나치게 특정 맥락을 강조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간이 일반적인 원리와 논리적 규칙을 학습할 수 있으며, 이를 다양한 맥락에 전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수학을 학습하는 학생이 학교에서 배운 공식을 사용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지식 전이(transfer of learning)**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Greeno(1997)는 이에 대해 대안적 관점 제기 및 논의를 확장하며, 학습이 단순한 규칙 기반 적용이 아니라 학습자의 특정한 맥락 내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습이 단순한 규칙 기반 적용을 넘어서 학습자가 특정한 맥락 속에서 이루어짐을 강조했다.


Anderson et al. (1997)은 Greeno의 논평을 고려하였으나, 학습의 일반화 가능성을 강조하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였다. 이후 ITS 연구에서는 맥락적 학습 요소를 포함하는 시도가 점진적으로 늘어났다.



맥락 기반 학습 요소의 설계 반영

맥락 기반 학습 요소는 ITS가 단순한 문제 풀이 도구를 넘어 실생활과 연결된 학습 환경을 제공하도록 하는 중요한 원칙이다. 기존 ITS가 문제 해결 과정만을 평가했다면, 최근 연구들은 학습자가 실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도록 발전해왔다.


시뮬레이션 및 사례 기반 학습(Simulation & Case-Based Learning)

상황학습 이론을 고려한 이후 ITS에서는 실제 사례를 반영한 시뮬레이션 환경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Roll et al.(2007)은 물리학 학습을 위한 'Virtual Physics Laboratory'를 개발하여, 학생들이 실험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념을 학습하도록 설계하였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ITS

협력 학습(collaborative learning) 요소를 강화하여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ITS를 설계하는 연구도 증가하고 있다. Dillenbourg & Schneider(1995)는 컴퓨터 기반 협력학습(CSCL) 모델을 ITS에 적용하여, 학생들이 가상 학습 공동체에서 개념을 탐구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문제 맥락 맞춤형 ITS

학생들이 배우는 개념이 현실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ITS는 특정 맥락에 적합한 문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문제 맥락 맞춤형 ITS는 학습자가 실제 환경에서 개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를 제공한다. 한편, Aleven et al. (2010)은 ITS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메타인지적 도움 요청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델을 개발하여, 학습자의 자기조절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연구하였다.



정리하며

최근 ITS 연구는 학습자의 개별적인 학습 과정을 더욱 정밀하게 분석하고, 보다 자연스러운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학습과학이 결합하면서 ITS는 단순한 문제 해결 도구에서 벗어나 학생의 학습 동기, 인지적 부담, 학습 전이 등의 요소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학습 전이(transfer of learning)는 학습자가 한 맥락에서 습득한 지식을 새로운 맥락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최신 ITS 연구에서는 학습자의 문제 해결 과정뿐만 아니라, 그들이 학습한 개념을 다양한 상황에서 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설계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습자가 수학 개념을 단순한 연습 문제 풀이에 국한하지 않고, 실생활 문제 해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기반 학습이나 문제 중심 학습(PBL)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참고문헌

Aleven, V., McLaren, B. M., Roll, I., & Koedinger, K. R. (2010). Toward meta-cognitive tutoring: A model of help seeking with a cognitive tutor. International Journal of 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20(2), 101-128. https://content.iospress.com/articles/international-journal-of-artificial-intelligence-in-education/jai16-2-02


Anderson, J. R., Corbett, A. T., Koedinger, K. R., & Pelletier, R. (1995). Cognitive tutors: Lessons learned. The Journal of the Learning Sciences, 4(2), 167-207. https://doi.org/10.1207/s15327809jls0402_2


Anderson, J. R., Reder, L. M., & Simon, H. A. (1997). Situated learning and education. Educational Researcher, 25(4), 5-11. https://doi.org/10.3102/0013189X025004005


Dillenbourg, P., & Schneider, D. (1995). Collaborative learning and the Internet. Proceedings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er Supported Collaborative Learning (CSCL).


Greeno, J. G. (1997). Response: On claims that answer the wrong questions. Educational Researcher, 26(1), 5-17. https://doi.org/10.3102/0013189X026001005


Lave, J., & Wenger, E. (1991). Situated learning: Legitimate peripheral participa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https://www.cambridge.org/highereducation/books/situated-learning/6915ABD21C8E4619F750A4D4ACA616CD


Roll, I., Aleven, V., McLaren, B. M., & Koedinger, K. R. (2007). Designing for metacognition—applying cognitive tutor principles to the tutoring of help seeking. Metacognition and Learning, 2(2-3), 125-140. https://doi.org/10.1007/s11409-007-9010-0


VanLehn, K. (2011). The relative effectiveness of human tutoring, intelligent tutoring systems, and other tutoring systems. Educational Psychologist, 46(4), 197-221. https://doi.org/10.1080/00461520.2011.611369


keyword
작가의 이전글좋은 논문 리뷰의 조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