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검정고시 응시일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주변인중에 초졸 검정고시를 보는 아이가 있어서 같이 구경 갔었습니다.
예전에는 검정고시하면 나이 든 할아버지 할머니, 아줌마, 아저씨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대부분이 어린 학생들이더라고요. 아마도 이제 노인분들도 학력이 높아진 것도 있겠고, 학력 미인정 대안학교도
적지않게 생긴 탓에 어린 학생들이 많아진 듯합니다.
저는 다시 다른 볼일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려는데, 어느 노부부가 보이더라고요. 두 분이 검정고시를 보시는가 했더니, 할머니만 들어가시더라고요. 자리안내표까지는 같이 확인할 수 있지만, 시험장에는 응시자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시험장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찰나에 할아버지가 할머니 손을 꼭 잡으시며
"잘 보시게! 내 응원함세... " 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왠지 짠~ 했습니다.
시험시간은 아마 9시부터 11시 30분인가? 2시간 30분 정도인 듯한데, 다른 보호자들은 다들 뿔뿔이 흝어졌는데, 그 할아버지는 계속 다른 데로 안 가시고 밖에서 교실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계시는 겁니다. 아마도 시험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안 뜨실 모양입니다.
그리고 그 눈이 뭔가 촉촉하게 젖어있는 모습에 사연이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무슨 사연일까, 또 궁금증과 오지랖이 도져 물어보려고 하다가 그냥 말았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든 간에 애틋하기는 매한가지일 테지만, 할아버지에게 그 기다림이지루함보다는 평생을 할머니와 함께 살아오면서 겪었던 일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언뜻 여든은 돼 보이시는 노부부인데, 저 나이 되어 검정고시에 도전을 하고 또 그런 부인을 응원하며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더할 나이 없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저는 때로 뭔가를 도전하려고 하다가.. 이 나이에 해서 무엇할까, 써먹을 곳도 없을지도 모르는데, 하면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104세이신 김형석 교수님이 그러셨죠.
"사람은 누구나 공부를 해야 합니다. 뭐든지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이 늙어버립니다. 자기 노력에 따라 정신은 늙지 않습니다. 그때는 몸이 정신을 따라옵니다."
꼭 배움으로 뭔가를 써먹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 배움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배움으로 인해서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삶을 살 수도 있는 것이죠.
종종 생각날 듯합니다. 배움과 사랑을 알려주신.. 검정고시장의 그 노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