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 2023년
처음 도서관 뒤 뜰에서 널 발견했을 때 그냥 모른 척했어야 했어.
아이들이 던지는 돌을 맞고 있던 너를 데려오는 게 아니었어.
그냥 그 아이들을 혼내고 말걸.
다리에 난 상처가 아파 보여 병원에 데려가지 말걸.
상처 난 다리가 다 나을 때까지 데리고 있겠다고 하지 말걸.
너의 재잘거림에 한 번이라도 더 대답해 줄걸.
돈을 벌어서 너를 덜 고생시킬걸.
내 무지와 어설픈 책임감으로 널 힘들게 했고 돈이 없어서 고생시켜서 미안해.
내가 힘들 땐 널 먼저 버리고 싶어 해서 미안해.
내가 더 이상 책임질 수 없을 때 안락사라는 생각을 해서 미안해.
너를 더 책임지기 위해 돈을 벌고 힘을 키울 생각을 안 해서 미안해.
나의 게으름 때문에 미안해.
그래도 한 번도 아프지 않아 줘서 고마워.
힘든 시간도 꿋꿋하게 잘 버텨줘서 고마워.
나에게 의지해줘서 고마워.
날이 좋던 날 나에게 와줘서 고마워.
나에게 다시 사랑을 알려줘서 고마워.
그래도 너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늦어서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2007 년 7월 30일~ 2023년 11월 2일(한국은 3일) 너와의 시간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