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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보며 여유로움에 취하고 싶다면

인도인의 신혼여행지, 우다이푸르(Udaipur)

by 농장금

자이푸르의 기차역 매표소에서 우리는 저녁 8시부터 앉아서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 이유인즉슨 온라인으로 우다이푸르 (Udaipur) 행기차를 예매할 때 특실을 예약했었는데, 한 장은 예약이 확정이 되었고, 다른 한 장은 예약이 대기 번호 1번이 상태였었다. 다시 말해 한 명은 기차를 타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우리는 기차 출발 3시간 전부터 기차역에서 티켓을 살 수 있는지 확인하며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다행히도 먼저 가서 기다린 덕분에 다행히도 같은 호실은 아니었지만 특실의 기차표를 구할 수 있었고 그제야 저녁을 먹으러 다녀올 수 있었다.


인도의 골든 트라이앵글을 지나 우리가 향한 다음 목적지는 인도인들의 대표적인 신혼여행지인 우다이푸르라는 도시였다. 우다이푸르는 '호수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곳으로 큰 호수를 끼고 있어 많은 인도인들이 휴식을 위해 찾는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의 또 다른 별명은 '화이트 시티'인데, 담홍색이 가득했던 자이푸르와는 다르게 하얀색과 상아색으로 어우러진 건물의 외벽들은 지금껏 봐왔던 인도의 느낌과는 다르게 순수한 느낌을 주었다. 비록 7시간이라는 긴 시간의 야간 완행열차를 타고 피곤한 몸으로 도착했던 도시였지만 지금껏 여행했던 도시들에서 느낀 갑갑한 공기가 아닌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로 우리를 맞이해 줬기에 기분 좋게 우리는 우다이푸르의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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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기차에서 예약한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 우리가 향한 곳은 우다이푸르 시티 팰리스 (Udaipur City Palace)였다. 자이푸르의 시티 팰리스가 담홍색을 테마 색상으로 잡았다면 우다이푸르의 시티 팰리스는 화이트 시티답게 건축 내부를 상아색을 테마 색상으로 잡았다. 또한 우다이푸르의 시티 팰리스가 자이푸르의 것보다 좀 더 화려한 타일 공예가 눈에 띄는 곳이었다. 성의 곳곳에 타일 벽들은 자칫하면 상아색으로 단조롭고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는 느낌을 심플하면서도 적당히 화려하게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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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팰리스를 둘러보고 우리가 점심을 먹기 위해 향한 곳은 리틀 프린스라는 한식당이었다. 사실 의도하고 찾아간 한식당은 아니었고, 길을 걷다 우연히 벽화에 한국어가 잔뜩 쓰여 있어서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다. 벽화에 하도 김치를 강조했기 때문에 김치에 자신감이 있는 식당이라 생각해서 김치볶음밥을 주문했는데, 막상 먹어 보니 한국에서 익히 먹어본 김치볶음밥에 비해 2% 정도 부족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인도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김치볶음밥이었기 때문에 이 또한 신선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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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배를 채우고 우리는 우다이푸르의 전망대로 향하였다. 우다이푸르 전망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곳으로 우다이푸르 시내와 피콜라 호수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몬순 팰리스 (Monsoon Palace)와 함께 일몰을 보기 위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다만 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는 다소 오래된 느낌이 있었기 때문에 무섭다면 몬순 팰리스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전망대에서 본 우다이푸르의 호수와 그를 둘러싼 산들이 만들어낸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렇게 넋이 나간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우다이푸르의 풍경만을 보고 있다 보니 전망대에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더 복잡해지기 전에 우리는 내려가 조용히 호수가 주변을 거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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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콜라 호수 (Pichola Lake)의 주변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거닐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신혼여행지의 도시라는 타이틀 걸맞게 젊은 연인들과 가족 단위의 인도 여행객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특히 우다이푸르에서는 외국인보다 인도 관광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만큼 이곳이 인도인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지라는 뜻이기도 했다. 피콜라 호숫가에서 가만히 앉아서 즐기는 일몰도 꽤나 운치 있었다. 호수 위에 떠다니는 보트들과 일몰의 순간을 오랫동안 간직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을 보면서 편안함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자이푸르에서 이미 주변인들을 더 이상 경계하지 않았는데, 우다이푸르의 사람들은 자이푸르의 사람들보다도 더 여여유롭고 친절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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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이푸르는 루프탑 바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어쩌면 루프탑 바라기보다는 식당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곳이었다. 비록 한국에서처럼 럭셔리한 느낌이 아닌 루프탑 식당들이기는 했지만 피콜라 호수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저녁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정말 오랜만에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우다이푸르에서의 첫째 날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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