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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타르(Thar) 사막여행이 주는 벅찬 감동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곳

by 농장금

사막이라는 단어를 떠오를 때면 지구 저 편에 있는 아프리카 대륙을 가로지르는 사하라 사막(Sahara Desert)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곳은 문명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낭만을 품은 곳이면서도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온몸을 녹여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 두려운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사막은 온갖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곳이기 때문에 인도 여행에서 타르 사막(Thar Desert)을 빼놓고 지나갈 수 없었다.


처음 고려했던 타르 사막에서의 일정은 1박 2일이었다. 사막의 밤에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별들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지만 조드푸르의 일정 때문에 당일치기로 다녀오게 되었다. 밤에 은하수를 보며 잠들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 아쉬움은 사막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지프에서 바라본 밤하늘로 대신하기로 하고 자이살메르의 둘째 날을 시작하였다.


어제 아침에 버스에서 고생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늦잠을 잔 후에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 싶었기 때문에 사막의 투어는 오후 타임으로 신청했다. 느지막이 일어나 브런치를 찾아 나선 아침의 자이살메르는 조용했다. 특히나 자이살메르의 경우는 성채 밖의 경우는 오전 10시가 지나도 문을 연 가게들이 듬성듬성 있었기 때문에 브런치를 위한 식당을 찾아보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건조한 지역이기 때문에 건물의 그늘 아래를 돌아다니며 시원한 바람과 함께 도시를 구경하는 것 또한 즐거웠다. 한참을 길 위에서 서성이다 막 장사를 시작하기 위해 문을 연 3층 식당에 들어가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고, 자이살메르에서의 아침은 식당 안의 시원한 선풍기 바람과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Copyright 2023. 농장금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오후 투어 일정에 맞추어서 호텔로 돌아오니 지프가 아닌 툭툭 기사 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막 지프 투어를 하면 지프로 모든 곳을 이동하는 줄 알았더니 첫 번째로 가는 바다박 혹은 바다바그(Bada Bagh)이라는 곳은 먼저 툭툭으로 다녀오고 다시 지프로 사막으로 이동하는 코스였다. 차로 갔으면 금방 갔을 것 같은데 툭툭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일반 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좀 더 걸려 30~40분 정도 소요되었다.


바다박은 왕과 귀족의 무덤으로 도로에 덩그러니 위치해 있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한국에 있는 왕릉의 느낌과는 다르게 어딘가 보수가 아직은 덜 된 혹은 진행 중인 것 같은 느낌을 풍기고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이곳의 첫인상은 왕과 귀족의 무덤이 아닌 과거 왕궁의 터였는데, 전쟁 중에 대부분 소실되어 현재는 일부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또 한 가지, 바다박은 사암으로 만들어진 묘이기 때문에 석양이 질 때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관광객들이 일몰을 즐기러 오는 곳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방치되어 보이는 듯한 느낌과 주변에 다른 건축물이 없이 휑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왕과 귀족의 묘라고는 하지만 그 엄숙함보다는 쓸쓸함이 더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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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삼십 분 정도 남짓한 시간 동안 바다박을 돌아보고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갔고, 진짜 우리를 사막으로 데려다줄 지프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인 타르 사막은 자이살메르에 중심에서도 꽤나 떨어져 있는 곳이었고, 주변의 나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것으로 사막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막에 가는 길에 잠시 오아시스에도 들렸었는데, 머릿속에서 그렸던 파란색에 가까운 물의 색이 아닌 초록색에 가까운 색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 그렇게 초록색 오아시스와 유적지 한 곳을 지나 한참을 달려 우리는 마침내 사막의 입구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지프에서 내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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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입구는 사막하면 떠오르는 고운 모래들로 만들어진 사구들이 있는 게 아닌 더 굵은 모래 입자들과 듬성듬성 풀들이 나 있었다. 처음 봤을 때는 이곳이 정말 사막일까 생각했고, 설마 지금부터 걸어가야 하는 건가 하는 걱정도 했지만 곧 그러한 걱정을 가시게 할 낙타들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지금까지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낙타를 보는 것도 그리고 이렇게 가까이서 보았던 적이 없어서 그들의 모습 무척 신기했다. 특히 낙타가 앉아 있었을 때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가 낙타의 등 위에 앉고 나서 낙타가 일어서니 꽤나 큰 키를 체감할 수 있었다. 처음 보는 동물의 위에 앉아서 사막을 향해 가는데, 낙타의 큰 키 때문인지 아니면 불안정한 안장 때문인지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마다 낙타 위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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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위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해하면서 20분 정도를 오다 보니 바닥의 모래들은 한결 더 매끄러워져 있었고, 간간이 보이던 풀들도 보이지 않게 되면서 우리는 저 멀리 수많은 모래 구릉들을 보게 되었다. 높고 낮은 수십 개의 구릉들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드디어 사막에 도착했구나를 느낄 때, 마냥 가슴이 벅차오르며 행복해졌다. 특히 모래 언덕에 가만히 앉아서 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다시금 인도 여행을 참 잘 왔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럼과 동시에 이곳에서의 하룻밤이 왜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을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핸드폰의 신호는 이미 잡히지 않게 된 지 오래된 이곳에서 오로지 광활한 자연만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우리가 인도 여행을 고민했을 때처럼 잠시 삶의 쉼표가 필요한 사람들이 그날 밤, 사막 품에 안겨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에게 많은 위로를 받고 가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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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을 하다 보면 감동을 받아 가슴이 벅차오를 때가 종종 있었다. 판공초가 품고 있는 자연의 모습이나 타지마할이 주는 압도적인 건축미에서 그런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이곳 타르 사막에서 봤던 일몰과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지프에서 보았던 밤하늘의 별들이 다시 한번 큰 감동을 주었던 곳이었다. 조용한 이곳에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은 매일 볼 수 있는 일몰과 밤하늘을 보았던 시간과는 달랐다. 무엇보다도 복잡한 생각과 계획 없이 여행하기로 다짐하면서 인도에 왔지만 막상 지난 2주 동안은 하루하루 무엇을 먹을지 어디를 갈지를 고민하지는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사막에서는 당장 무엇을 먹고 어디를 갈지에 대해서 조차 고민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순간에 느꼈던 감동이 마음속에 더 오래 간직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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