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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농장금 Apr 09. 2023

발리의 푸른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

발리에서 바다가 보고 싶다면 울루와투(Uluwatu)로!

    발리는 제주도에 비해 3배 정도 큰 섬으로 각 지역마다 볼거리와 놀거리가 다르다. 우리가 머물렀던 스미냑은 발리섬의 중간에 위치해 있고 밤에 유흥을 즐기는 곳이라면, 발리의 북쪽에 위치하고 한 달 살기로 유명한 우붓(Ubud)은 자연과 발리 특유의 여유로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남쪽은 해변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서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휴양지의 명성에 걸맞게 세계 여러 나라의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발리를 한 번 찾은 관광객들은 발리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것 같다.


    발리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보슬보슬 내리는 빗소리와 시작되었다. 침실 밖으로 보이는 풀에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들을 보며, 오늘의 일정은 제대로 소화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내심 하늘이 오후에는 개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평소였으면 비 오는 날이라서 집 밖을 절대로 나가지 않았겠지만 발리에서는 일분일초가 아깝기 때문에 부지런히 나갈 채비를 했다. 간단하게 베이컨구이와 토마토달걀볶음으로 아침을 먹고 너무 늦지 않게 울루와투(Uluwatu)를 향해 출발했다.

Copyright 2023. 농장금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발리는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이곳에서 거주하는 발리인의 숫자도 400만 명 정도로 많기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교통체증이 있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리를 여행하는 기간 동안에는 교통체증이 없는 시간대에만 움직였기 때문에 도로 위에서 몇 시간씩 갇혀 있는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오전에는 비가 오고 있었기 때문에 울루와투를 향하는 차량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울루와투 지역에 도착하고 브런치를 먹기 시작할 때쯤에는 먹구름이 사라지고 파란 하늘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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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루와투 지역에서 뷰 맛집으로 유명한 곳들이 정말 많다. 이곳의 독특한 절벽 지형 위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날씨만 좋다면 낮에는 푸른 하늘과 바다를 마음껏 구경할 수 있고, 저녁에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늘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중 대표적인 곳인 싱글핀(Single Fin)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하였지만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고 우리에게는 브런치 메뉴 밖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보통 런치 메뉴는 12시부터 준비된다고 해 아쉬운 대로 브런치 메뉴들을 주문했는데, 브런치 메뉴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통창을 통해 보이는 푸른 하늘과 바다의 모습은 맛없는 음식조차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어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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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는 가는 곳마다 작은 옷가게부터 소품샵 등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곳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유명 브랜드 제품들보다도 발리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개인 브랜드들도 많기 때문에 가게 안에는 늘 손님이 가득하지만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인지 막상 쇼핑 봉투를 들고 나오는 손님들은 많이 보지 못했다. 싱글핀이 위치한 곳 역시 주변에 소품샵들이 많았기 때문에 오후의 강렬한 태양을 피하고 싶다면 한 군데씩 들어가서 발리 특유의 감성을 즐기는 것도 나름 발리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또한 발리는 입과 위가 쉴 수 없을 만큼 곳곳에 맛집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 역시 브런치를 먹고 난 후에 주변에 위치한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곳 카페들 역시 브런치 혹은 식사메뉴를 겸하고 있는 곳들이 많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야외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선풍기로는 발리의 더위를 날려주기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는 곳들이 많았다. 그래도 30분 정도 기다렸다 들어간 Suka 카페에서 맛본 파운드케이크 같았던 바나나 브레드는 배가 부른 상태여도 포크질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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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카페에서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 보니 어느새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발리의 본모습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런 태양을 좀 더 즐기기 위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영화에서도 나왔던 파당파당(Padang Padang) 해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파당파당 해변은 이름도 귀엽고 한국인이 들었을 때는 마치 파도가 잔잔하게 칠 것 같고 바닷물도 파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실제로도 그런 곳으로 서퍼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가 파당파당 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태닝과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기 때문에 그늘 아래 마땅한 자리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올 것으로 생각해 여벌옷을 들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모두 바닷물에는 들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바다는 해변을 걷기만 하는 우리의 모습이 얄미웠는지 갑작스러운 파도로 우리의 옷을 적시고 도망가버렸다. 그런 젖을 옷을 한 모습이 불쌍했는지 태양은 또 강렬한 햇볕으로 옷이 금방 마를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덕분에 옷도 빨리 마르고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팔과 다리도 홀라당 다 타버려, 그날 저녁 모두가 알로에 수딩젤로 마사지를 해주면서 오후에 받은 열기를 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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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마다 즐길거리, 볼거리, 먹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무엇하나 콕 집어 발리를 한 단어로 정의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울루와투는 푸른 하늘과 바다가 이곳을 정의하는 단어라는 느낌을 받았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보이는 저 멀리의 수평선과 그 수평선에 맞닿아 있는 하늘만이 울루와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발리의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발리의 바다와 하늘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울루와투를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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