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쟁이는 이쁘다
오래전에 본 사진 중에 뒤짐을 지고 걸어가는 할아버지와 같이 걸어가는 뒤짐 진 꼬마아이 사진이 있었는데, 이 사진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었다.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가까이 있는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한다. 이렇게 따라하는 말과 행동은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아이가 커가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어른들의 말과 행동을 따라하지 않게 되고 심지어는 반대되는 말과 행동만을 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그러면 우리는 이 아이가 다 컸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성인이 된 우리는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수많은 말과 행동을 한다. 그리고 더욱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기도 하고,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더욱 열정적인 사람들은 강의를 듣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은 배운대로 되지 않는다.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도 많고, 때로는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처음 접할때 우리는 수용의 시기를 갖는다. 받아들이고 배우고 따라한다. 어느 정도 시간을 흘러 익숙해지면 이제는 발산의 시기로 넘어가 자신의 것을 대상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도, 연인들도, 친구들도 처음에는 서로를 받아들이고 표현을 따라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흘러 익숙해지고 많은 것을 알았다고 생각되면 자신의 것을 표현하고 주장하면서 때로는 강요를 하기도 한다. 간혹 식당에서 나이든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데 아무도 듣지 않고 모두가 말하고 있는 웃픈 상황도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고, 부부간에도 한쪽이 강하게 발산만 하게 되면 황혼의 슬픔이 발생하기도 한다. 나도 얼마전에 배우자와 가볍게 대화를 시작하다가 약간 무거운 주제로 넘어가면서 사소한 갈등이 발생했던 적이 있다. 이런 경험이후에 어떤 방법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오래전에 배운 '따라하기'를 적용해 보았다. 상대방이 말한 문장중에서 적당한 단어를 골라서 그래도 말하는 것이다. 참으로 쉽다. 이렇게 10 문장 정도 따라했는데 효과는 엄청났다. 대화 내내 배우자의 미소를 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상대방의 미소와 즐거움이 필요하다고 느낄때면 따라쟁이가 되어보자.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는 말중에는 세상의 많은 것을 수용하고 받아들이고 따라해보라는 선조들의 지혜가 숨겨져 있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