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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생각]

그저 있는 그대로

by 웃사생

중학교때 번호순서대로 발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조금씩 내 순서가 다가올 수록 맥박이 빨라지고, 심장이 터질듯이 뛰고 머리가 하얗게 변해갔고 드디어 내 순서가 되어 앞으로 걸어 나갈때는 그 순간 지구라도 폭발했으면 하는 바램을 했었다. 목소리는 떨렸고,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내려온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을 한 뒤에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발표를 잘할까 하는 궁금증에 성인이 되어서도 관련 책을 보고, TV나 세미나에서 다른 사람들의 발표할때 유심히 살펴본다. 이것을 통해 알아낸 나만의 재미있는 것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긴장을 하게되면 귀가 빨개진다는 것이다. TV를 보거나 영화를 볼때 자세히 배우들의 귀를 살펴보면 어설프게 연기를 하는 사람들의 귀는 대부분 빨간색으로 변해 있다. 엄청나게 긴장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어떻게 하면 긴장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고, 자존감은 어떻게 시작되는가의 저자 에이미 커디 또한 비슷한 말을 한다. '평상시의 마음으로 발표에 임하면 된다'이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잘하려고 하면 안된다. 발표 전날까지는 최대한 연습을 하되, 당일날에는 발표 내용보다는 편안하게 그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평상시의 느낌을 가지고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상시의 상태에 대해 내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상시에 가지는 느낌, 맥박, 눈의 움직임, 손짓, 목소리 등을 자세히 관찰한 다음, 발표 전까지 그 느낌을 느끼려고 노력한 다음 발표에 임하면 긴장의 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자기 자신을 그저 있는 그대로 놔두고 느끼면 편안해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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