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도 말을 한다
친하게 지내는 회사 선배가 있다. 그 분은 업무역량도 좋지만 대인관계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운동도 잘한다. 영업부서에서 근무를 해서 그런지 날씨가 좋을때에는 매주 골프 약속과 저녁약속이 있다. 골프를 잘 치는 것도 부렵지만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가끔은 부렵기도 하다.
어느날 저녁을 같이 하게 되었는데 식사자리를 마치고 걸어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족들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그때 갑자기 그 분이 웃으면서 나는 슬픈 사람이야 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멋적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이다. 내가 왜냐고 묻자, 본인은 주중에는 늦게 들어가는때가 많아 부인에게 미안하기도 해 거실 소파에서 잠을 자는데 이제는 익숙해져 불편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토요일 어느날 소파에서 자다가 가족들이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기에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때 큰 아이의 대답이 "엄마, 유령이 말도 하네"였다고 한다. 물론 농담이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 말을 듣고서는 참 오랜시간 깊은 생각에 빠졌고, 간혹 머릿속에 그 문구가 멤돈다고 했다.
내가 왜 회사생활을 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말이다.
아동 심리학자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초반까지 같이 고민을 나누고 대화를 하고 생활을 같이 하느냐 안 하느냐가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이때 정서적 교감을 나누면 지속적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상태가 유지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화는 하지만 교감을 나누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때 그 분이 '회사가 가장 편해' 라고 말을 했을때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도 나는 집이 제일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