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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생각]

어떤 무서운 꿈을 꾸나요

by 웃사생

중학교때인가 무서운 꿈으로 인해서 가위를 눌린 적이 있다. 검정옷에 검정색 삿갓을 쓴 어떤 남자가 내옆에 서서 무언가를 말하면서 나에게로 손을 뻗는 모습을 내가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모든 가위가 그러하듯이 팔다리는 움직일 수 없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대로 있으면 죽을 수 있다는 절실함에 어느순간 소리를 지르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그 남자의 모습이 너무나도 생생해 뜬 눈으로 날을 샜었다. 몇년전인가 아이가 악몽을 꾸었다고 하면서 한밤중에서 엄마아빠 옆에서 같이 자겠다고 온 적이 있다. 새벽이여서 길게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무슨 꿈이냐고 물었더니 좀비가 나와서 자기의 팔다리를 뜯어가려고 했다고 했다. 그뒤로도 아이 꿈에 등장하는 무서운 녀석은 대부분 좀비였다. 그래서 하루는 혹시 구미호,저승사자,달걀귀신, 처녀귀신이 꿈에 나온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한번도 없었다고 했다. 시간이 바뀌면 무서운 꿈도 등장인물이 바뀌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내가 알던 친구들이 출연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은 섭섭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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