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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릉도원 김수형 Dec 15. 2022

과학-기술-기능---技에 氣를 불어넣는 기술경영


과학-기술-기능---技에 氣를 불어넣는 기술경영

2012. 01.26


技는 理로서, 文에 대비되는 단어이고, 文은 武와 비교가 되니, 武가 바로 技다.  技라 하면 보통 技術로

이해하는데, 기술이라는 말이 제대로 성립되려면 광대무변 세상이 세 가지가 연결된다. 하나는 과학이고, 둘

은 기술, 셋은 기능이다. 한국에서 기능은 천한 것들이 하는 짓으로 보는 경시사상은 빨리 없어져야 하는

데, 오랜 인습으로 시정되지 못하니 안타깝기만 하다.

 

기능 실종?

며칠 전 신문에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을 들여다보니 과학은 없고 기술만 있더라”는 기사가 있었다. 실용화하는데 급한 기술에만 중점을 둔다면서,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과학에 대한 정부의 정책 부재를 아쉬워하는 내용이었다. 

상당부분 동감한다. 그런데 글쓴이는 기능에 대한 얘기가 한 마디도 없어서 아마 ‘기술’ 속에 ‘기능’을 함께 포함시킨 것이겠거니 생각했지만, 기술과 기능은 분리하는 것이 좋다. 그만큼 기능이 차지하는 위상도 무척 중요하니, 간과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되고, 그리고 참말이지 기능이라는 세상만 해도 정말 넓디넓으니까 말이다. 


발전소는 물론 모든 산업현장은 ①科學을 뿌리 삼아, ②技術이 생산설비를 만들고, ③技能이 기술을 잘 발휘토록 구현해 준다. 모름지기 이 3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발전소가 제구실을 할 수 있기에, 깨끗하고 안전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기능직-임시직-계약직-비정규직 등을 경시해서는 안 되는 근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아주 오래 전 얘기지만, 어느 회사 미화원들이 며칠동안 파업을 했다. 깨끗한 사무실에서 일하던 수준 높은(?) 직원들은 화장실을 아주 깨끗하게 사용할 줄 알았는데, 한 3일 지나자 화장실은 쓰레기로 넘쳐났다. 악취가 진동하고 쓰레기가 밟히는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되었다. 누군가 쓰레기 하나를 버리니, 다른 이도 거기에 버렸다. 

누군가 나서서 청소를 좀 하면 좋을 텐데, 더러운 쓰레기가 많이 쌓이니 어떻게 처리할지, 그게 안 되었다.


기능은 천대받는 일이 아니고, 과학과 기술과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 


이것은 중요한 사회 철학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못된 통념은 그렇지 못한 채 이 풍조는 오늘에도 이어지고 있다. 


삼각대

기술만 중시하고 기능을 무시하면 명품이 나오지 못한다. 기능의 손끝에서 명품이 나온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기능을 무시하면 명품은커녕 보통의 물건도 못 만들고, 오히려 큰 손해를 입히는 물건밖에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기술만 중시하고 과학을 무시하면 지금 만들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나은 물건이 나오지 못한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과학을 무시하면 나중에는 비싼 돈 주고 남의 물건을 사 써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과 기술과 기능은 이들 세 개의 큰 세상이 잘 소통하도록 氣를 불어넣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戰略이다. 

文에 빠져 文弱한 조선이, 氣가 차 技强한 일본에 나라를 뺏기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일본에 대해 文을 전해준 선생이라고, 양반다리하고 “에헴!”하는 동안에, 그 양반님들은 생각지도 못한 技(武)로 성장한 일본이 쳐들어오니, 눈뜨고 당한 것이 임진왜란이 아니던가?

그 후에도, 심지어 지금도, 우리나라 전략은 두 개로-두 패로-두 이념으로 갈라져 피터지는 싸움을 하고 있어, 한전-발전회사-기술까지도 피해가 크다.


모든 회사는 기술목표관리를 해야 한다

지금은 달라졌는가? 400년 전과 다를 게 무언가? 그 후에는 나라를 잃기까지 했는데…. 

아직도 사회 전반에 지나치게 낮은 技의 氣를 살릴 장치 즉 전략이 부족하다. 전략을 만드는 권한을 한 쪽에서 너무 독식해서 문제이기도 하다. 

技의 氣를 살리면 나라나 회사가 강성해진다는 사실을 알 텐데, 그걸 모른다면 거짓말일 것이리라. 

회사가 ‘技 전략’을 세운 것이 기술경영(Management of Technology)이다. 

이것이 강성한 회사를 위한 전략이다. 모든 회사는 ‘기술목표관리’를 해야 한다. 각 회사가 갖춰야 할 기술에 대해 목표 수준을 설정하고, 기한을 정하여 그 목표수준에 도달하고, 이어가며, 더 나아지도록 관리해 나가야 한다. 그 관리는 지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회사의 기본이다.

 말은 쉽지만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것을 하지 않으면 어떤 회사도 불안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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