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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릉도원 김수형 Dec 29. 2022

직장인 필수품4---기획. ACOPS와 V I 100

직장인 필수품4---기획. ACOPS와 V I 100


ACOPS

이것은 한국서부발전 발족 초기에 본사 기술계 간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 짜낸 향후 기술정책이었다. 

2001년에 발전처 운영팀장으로 보임받아, 내 생전 처음으로 1년 반 동안 본사 근무를 시작하던 때의 일이다. 

37일 간 격렬한 발전노조 파업 이후 정부는 한전을 발전5사와 한수원으로 분리시켰다. 그 직후에 은행에 가면 은행원이 “한국서부발전주식회사가 뭐지?” 하면서, 한전에서 내가 누리던 고객 지위가 완전 박살나 박탈된 상황이었다. 

이러한 때에 신생회사의 회사경영방향에 대해 본사 기술계 간부들이 머리를 맞대서 Leading Action (최先 업무), Low Cost (최低 원가), Optimal Operation (최適 운영), Big Profit (최高 수익), High Satisfaction(최高 만족)의 5대 분야의 정책을 만들었다. 

한정국 발전처장의 작명으로 ACOPS라 이름 지었다.

 홍문신 초대 사장, 김윤태ㆍ이영철 두 전무, 발전과 건설 처장 등 본사 경영진과 직원들에게 설명회를 가지고 내용을 공유했다. 물론 새로 발족하는 회사의 기술적 업무 기틀을 조기에 정착ㆍ안정화시키고, 기왕이면 발전5사 간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좋지 않으냐는, 경쟁우위 전략 수립이었다. 

우리는 이영철 기술본부장의 승인 아래, 본사의 젊은 간부들과 몇 차례 자정을 넘기면서 토론을 하여, 선진국이 하는 일들, 발전 노조의 장기간 파업 후유증 타개, 미래 활동 계획 등 여러 분야에서 기존의 인습을 깨고 새로운 전통을 수립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행운이랄까? 김윤태 전무를 필두로 사무직을 포함한 경영진의 비상한 노력아래, ACOPS 전략이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던 건지, 1년 후 서부발전은 경영평가 1위의 영광을 얻었고, 그 후에도 ACOPS는 보완을 지속하면서 몇 년 간 유효하게 회사 경쟁력 확보에 활용되었다. 


서부발전 사람들

    경영평가 2년연속 최우수 기념시


서부발전 사람들

어울려 사는 우리 WE

최상급 우리 서부 WEST

서부발전 사람들 WESTERN


더불어 사는 우리 WE

할 일 있는 사람들 OWER

힘을 만드는 사람들 POWER

WESTERN POWER!



  V I 100

이것은 Value Innovation 100의 줄인 말로, 내가 태안 제1발전처장 때 만든 발전소 경영지침이다. 

예산-인사-기획 등 사무직 전문분야는 제외하고, 주로 발전소 엔지니어들이 하고 있는 일을 모두 100 항목으로 나누고, 이 각각의 내용 수준이 전세계에 내놔도 손색없게 하자는 의도로 만들었던 것이다. 각 항목의 내용 설명이나 추구할 수준 설정은 여러 가지 경험을 살려서 만들었는데, 사실 나의 정년퇴직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라, 많은 토론을 거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만들지는 못하고, 내가 거의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 못 내 아쉽다. 


ACOPS가 신생회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결심이라면, V I 100은 이미 오랜 시간 운전을 하고 있는 서부발전의 중추 발전소인 태안화력발전소가, 종전의 전통적인 좋은 운영기법에다가 보다 나은 아이디어를 가미하여, 수준 높은 업무를 해 보자고 만든, 내부 및 외부 고객가치실현을 위한 기획이었다.

이것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 지금은 어떤지 알지 못하지만, 대한민국 대형 석탄화력발전소 경영기법을 ‘자신 만만하게 세상에 내놓고 이를 실천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본사와 발전소라는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기관에서 수행할 일을 만든 예로서, 이런 일을 기획 또는 기술기획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장기적이건 단기적이건, 그 때 상황에 맞고, 미래에 지속성장가능한 일을 찾아서 추진하게 만드는 이 기획은 경영자 또는 경영자 층에 든 사람으로서는 반드시 지녀야 하는 기술로, 회사의 모든 일의 근본 뼈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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