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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릉도원 김수형 Dec 29. 2022

직장인 필수품5---덕성

직장인 필수품5---덕성 미화원 아주머니에게 받은 선물


똑똑하고, 일 잘하고, 스펙 좋고, 싹싹하고…. 이것들은 직장인의 매우 훌륭한 무기다. 그러나, 사람이 인정머리가 없으면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 “같은 말을 해도 누가 하면 싸가지없다”는 말처럼, 그런 태도는 금방 싫증을 내게 된다. 눈에 잘 띄지는 않더라도, ‘사람 사는 데는 때로는 지린내도 구수하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것’이다. 늘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상사는 매우 많다.

 

의외의 선물

아주 오랜 옛날 보령화력 발전부에 근무할 때부터 발전부 효율과원들은 우리를 도와주는 미화원들과 기능직분들에게 명절이면 작으나마 선물을 해드렸다. 물론 회사에서 기념품 선물이 나왔지만 그와는 별도로 효율과 직원들이 준비한 것이다. 추석과 설이면 꼭 챙기던 우리 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씨가 참 인정스러웠다. 한전을 나와서 민간기업에 근무하면서도 나는 그 때 배운 대로 내 사무실 주변을 작게나마 챙겼다. 

어느 날. SK건설 기술고문일 때, 별 안면도 없는 사무실 미화원 아주머니가 직접 떴다면서 갖다주신 ‘수세미’는 지금도 집에서 잘 쓰고 있다. 곰팡이를 싸악~ 밀거나 얼룩진 곳 닦는 데는 그지 고만이다. “역시 나일론이다”(어릴 때 나일론이 처음 보급되었을 때. 하도 질기고 좋아서, 좋은 건 나일론이라는 식으로 말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아주머니는 왜 나에게 그것을 선물하신 걸까? 

“여하튼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따뜻한 마음씨

‘No one left behind’라는 전문용어가 있다. 학급에서, 조직에서, ‘누구도 뒤처진 사람 없게’ 한다는 이 말은 사람사는 데서는 참으로 음미할 가치가 있다.

조직 속에서 남보다 못한 사람을 만날 수가 있다. 입사할 때는 당당하게 공개고시로 들어왔는데, 살다 보니 몸과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참 어쩌다가 거시기한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이 저 멀리 뒤처지지 않도록 따뜻한 손길을 내밀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일은 공기업 한전과 발전회사에서는 상당히 잘 실천된다. 

직장인의 무기로, 글씨를 잘 쓰고, 글도 잘 짓고, 말도 잘하고, 발표마저 잘하고, 기획력도 좋아야 하지만, 직장에서 너무 잘난 체하거나, 너무 쌀쌀맞거나, 앞에서는 가식적이고 뒤로 호박씨 까는 사람들이 조직의 풍토를 망치기도 하는데, 우리는 동료를 진심으로 보살피고, 힘든 사람을 보듬고, 길을 방황하면 이끌고, 어려움을 당하면 위로도 해주면서 살아야 한다. 이런 인정스러움은 진심이어야 한다. 

이런 인정스러운 마음이야 말로 직장생활에서 매우 강력한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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