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경복궁』과 세종도서 소개
제가 쓴 첫 책 『사사건건 경복궁』이 2022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
제 책이 그저 한 개인의 낙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볼만한 교양서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에 기쁨이 넘칩니다. 부족한 원고를 예쁜 책으로 만들어 준 출판사 관계자분들과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해 준 분들 그리고 구매하여 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교양 도서 선정을 계기로 『사사건건 경복궁』과 세종도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2005년부터 우리문화숨결의 궁궐 길라잡이 신분으로 경복궁에서 해설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 활동가입니다. 직업이 별도로 있는 상태에서 일요일에 관람객들을 상대로 경복궁을 제대로 알리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사사건건 경복궁』은 제가 해설 활동을 하면서 관람객들이 흥미로워했던 부분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알아둘 필요가 있는 이야기들을 엮어 만들었습니다.
『사사건건 경복궁』은 조선의 탄생과 소멸이라는 역사적 흐름과 경복궁이라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를 결합한 책입니다. 역사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의 기록으로 후세에 전해집니다. 그래서 이 책은 사건이 중심인 역사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역사를 위주로 기술하였습니다. 600년 전이나 100년 전이나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바른 사람들이 앞장서면 나라가 건강해지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권력을 잡으면 나라가 피폐해지기 마련입니다. 역사는 구분의 집합체가 아니라 유기적인 연속체라는 사실을 사람들의 행적으로 알려드리기 위해 신경을 썼습니다.
경복궁은 조선과 운명을 함께한 문화재입니다. 조선이 탄생하고 가장 처음 만들어진 궁궐이고, 명성황후의 죽음으로 국운의 종말이 선고된 곳입니다. 조선으로 여행을 떠나기에 경복궁처럼 완벽한 장소는 없습니다. 경복궁은 그냥 둘러보면 큰 감흥을 느끼기 어렵지만, 당시에 활동했던 사람들을 소환하면 생생한 역사 여행의 장소로 가치가 높아집니다. 따라서 이왕 경복궁을 가려고 마음먹었다면 현장에서 해설을 듣거나 아니면 미리 책을 읽어서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입장하기를 추천합니다. 10월은 경복궁을 둘러보기에 가장 좋은 달입니다. 좋은 날씨 만으로도 산책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에 참 좋습니다. 10월 1일부터 9일까지는 궁중문화축전이 열리고 있으니 더욱 풍성한 궁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종도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및 지원 산업입니다. 그 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 교양 도서'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2014년부터 세종 대왕의 문화적 업적을 기리고 그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세종도서로 바뀌었습니다. 이 사업은 우수한 출판콘텐츠의 제작을 활성화하고, 책 읽는 문화의 확산을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고 합니다. 선정된 도서는 공공도서관 및 벽지 초·중·고 등 소외지역에 장서로 확충됩니다.
심사는 370여 개 단체에서 선정된 183명의 심사위원이 사전검토와 총 2차례의 심사회의를 거칩니다. 선정 방침은 ‘국내 저자의 창작의욕 고취를 위한 창작도서 중심 선정, 출판산업 육성 차원에서 가급적 많은 출판사에 선정기회 부여, 다양한 저작군의 창작활동 고취, 교양도서로서 가치가 높고 국민 독서문화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도서’ 등이라고 합니다.
교양도서 선정 대상은 2021년 7월 1일부터 2022년 4월 30일까지 국내에서 초판으로 발행된 책으로, 분과에 따라서 총류, 철학(심리학, 윤리학 포함), 종교,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언어, 문학, 역사(지리, 관광 포함)으로 나누어집니다. 접수한 책은 총 8,698 권이며 이 중에서 550권만 선정이 됩니다. 그러니 대략 15.8 : 1의 경쟁률이 됩니다. 이 중에서 역사(지리, 관광 포함) 분야는 접수된 538권 중에서 48권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니 제 책 『사사건건 경복궁』은 대략 11.2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된 셈입니다.
1차 심사평 중에서 (역사, 지리, 관광 분야)
상정 도서들은 교과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주제나 얘깃거리에서 벗어나 다각적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상정 도서들을 통해 현재는 과거의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지고 다듬어지며 보존되어 온 거대한 문화의 집합체임을 알게 한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인문학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깨닫게 해준다. 이러한 인식이 세상을 바꾸고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만들어 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정 도서들은 최근 우리 시대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주제, 그동안 관심이 없었거나 몰랐던 주제 등을 다양하게 보여 주고 있다. 다소 어려운 주제일지라도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쓰기 방식이 돋보였고, 내용의 깊이와 밀도도 상당하여, 책을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역사를 공부하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 같다. 많은 출판사에서 다양한 역사 관련 교양서를 출판하고, 이러한 지원 사업을 좀 더 확대하여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로 삼기를 희망한다.
2차 심사평 중에서 (역사, 지리, 관광 분야)
역사·지리·관광 분과에서는 전반적으로 전문 학술서부터 아동 도서에 이르기까지 대중적 관심사를 반영한 다양한 주제 스펙트럼을 보여주었다. 한국사는 미시사, 생활사, 여성사, 문화사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면서, 일상 문화의 역사적 재발굴과 같은 주제의 확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