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도 직업이네
요즘 검사 출신 대통령이 되어 무섭다. 솔직히 무섭다.
어떤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게 될지, 아직 임기 시작하기도 전인데 무서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면, 이런 평범한 검사들이 참 많구나, 그래서 세상은 온전히 돌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사실 이 책을 읽게된 이유는 이 검사가 내 친구라서이다.
친구... 그런데 헷갈리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친구였는지 대학때 만난 친구였는지..
아마 고등학교 때 시문학 서클에서 만난 친구라 기억된다. 대학때도 인연이 있어 만나긴 했지.
다른 학교였지만 나름 우린 친했다. 강원도에서 온 친구는 강원도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시도 참 아름답게 잘 쓰는 친구였다. 온갖 미사여구에 내 삶과 괴리된 어려운 시만을 쫒아가던 나와는 달리
쉽고도 아름다운 말을 잘 쓰는 친구였달까.
오랜 시간 소식을 모르고 살았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지금 검사를 하고 있다는 소식.
이 친구는 검사와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데. 어떤 검사가 되어있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결이 곱고 따뜻한 직장인이 되어있다.
검사도 직업이구나, 그저 조금 다른 일을 하는 공무원이구나 싶다.
그래도 이렇게 자신만의 결을 가지고서 살아가는 친구, 따스하고 좋다.
나도 내 결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 걸까 생각하며 읽었다.
새로 대통령이 된 검사님도,
이 책처럼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하되 친애하는 민원인들을 돌아볼 줄 아는 품을 지녔으면 좋겠다.
'친애'해주었으면. 서울대 나오지 못한 사람도, 남자가 아닌 사람도, 시험에 실패한 사람도 친애해주었으면 좋겠다. 너무 큰 바램인가. 최소한의 역지사지 정신, 공감 능력만 갖춰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