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필사

2021.03.03

by 애늙은이

봄이 와 시절이 화창하면 꽃도 한 차례 예쁜 빛을 자아내고 새도 몇 가락 맑은 소리를 지저귄다. 선비가 다행히 반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게다가 호의호식하게 되었을 때 좋은 의견을 내고 좋은 일을 실행할 것을 생각하지 않으면 비록 백년을 살더라도 채 하루를 살지 않은 것과 같다.




배우는 사람은 조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되 또한 소탈한 멋도 지녀야 한다. 만일 한결같이 단속하고 지나치게 청렴결백하기만 하면, 이는 쇠락해 가는 가을의 기운만 있고 소생하는 봄기운은 없는 것이니, 어떻게 만물을 자라게 할 수 있겠는가?




기울어진 그릇은 가득 차면 엎질러지고 저금통은 비어 있어야 온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군자는 차라리 빈 상태에 있을지언정 욕망이 가득찬 세계에 몸을 두지 않으며, 차라리 부족할지언정 완전무결함을 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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