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필사

2021.03.08

by 애늙은이

욕심부리는 사람은 금을 나눠 주면 옥을 못 가져서 불평하고, 공의 작위를 내려 주면 제후를 못받아서 원망하니, 권력과 부귀를 가졌으면서도 구걸하고 빌어먹는 거지노릇을 달갑게 여긴다. 그러나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명아주 국같이 초라한 음식도 진수성찬보다 맛있어 하고, 거친 베옷도 모피보다 따뜻하게 여기니, 평범한 백성이더라도 그 넉넉한 마음은 왕후장상에 뒤지지 않는다.



유장한 정취는 맛좋은 음식을 먹는 부귀한 생활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콩죽을 먹고 물을 마시는 소박한 생활에서 얻어진다. 쓸쓸한 감회는 고요하고 적막한 생활 속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연주하는 데서 생겨난다. 그러므로 농후한 맛은 항상 짧고 담박한 맛 가운데 참됨이 있음을 알라.



많이 가진 자 크게 망하니 가난해도 걱정없이 사는 것이 부유한 것보다 나음을 알 수 있고, 높이 오른 자 빨리 자빠지니, 비천해도 항상 편히 사는 것이 고귀한 것보다 나음을 알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채근담 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