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의 단맛, 쓴맛을 다 맛본 사람은 그저 변화무쌍한 인정세태에 내맡기고 눈뜨고 쳐다보기조차 귀찮아한다. 인정의 냉혹함과 따뜻함을 다 느껴본 이는 비난을 하건 칭찬을 하건 개의치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마음에 문득 깨닫는 바가 잇으면 이것이 가장 좋은 경계요, 사물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 있어야 비로소 참모습을 볼 수 있다. 만약 조금이라도 인위적으로 고쳐놓으면, 마음의 흥취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 백거이가 "생각은 아무 일 없을 때 가장 편안하고, 바람은 자연 속에서 볼 때 가장 상쾌하다"고 하였는데, 참으로 음미해 볼 만한 말이다.
천지간에는 온갖 사물들이 있고, 인간 관계에는 온갖 감정들이 있으며, 세상에는 온갖 일들이 벌어진다. 이것들을 세속의 눈으로 바라보면 어지러이 흩어져 제각기 다르지만, 진리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영원 불변하니, 어찌 구태여 제멋대로 판단하여 구별할 필요가 있겠으며, 굳이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것을 버릴 필요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