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필사

2021.01.22

by 애늙은이

부지런함이란 원래 도덕과 의리에 민첩함을 가리키는 말인데 세상사람들은 그저 잘살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버는 것이라 생각하고 부산을 떤다. 검소함이란 본디 재물과 이익에 탐욕이 없음을 말하는데 세상사람들은 인색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고 검소한 체한다. 군자가 몸을 수양하는 방법인 부지런함과 검소함이, 도리어 소인배들에게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방편이 될고 말았으니, 아! 안타까운 일이로다.



기분이나 충동에 치우쳐 한 일은 시작하자 마자 곧 그만 두게 되니 어찌 물러시지 않는 수레바퀴처럼 지속될 수 있겠는가? 감정과 지식으로 깨달은 이치는 깨닫자 마자 바로 혼미하게 되니, 끝내 영원토록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되지 못한다.



남의 잘못은 마땅히 너그럽게 용서해야 하나, 자신의 허물은 용서해서는 안 된다. 내가 겪고 있는 곤궁과 굴욕은 마땅히 참고 견디어야 하나, 다른 사람이 당한 곤궁과 굴욕은 수수방관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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