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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단 May 26. 2024

법이 늙었다 26

복지의 기본 - 부모의 자식교육

   -복지의 기본 - 부모의 자식교육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1 차적 자격과 책임은 법적으로 부모에게 있다.

 그러므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대해서 좀 더 내밀하게 살펴보자.

 분명 그 관계는 동물들에게서도 인간과 같은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진다. 결코 동물적 본능 자체가, 자식을 더럽히고 망가뜨릴 만큼 추악한 것은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을 망가뜨리거나 악용하는 추악한 부모가 그것도 인간들 중에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성을 가지고 있고, 그 이성으로 동물적 야성을 억누르고 조절하여, 조화롭고 아름다운 신과 같은 창조물을 만들어내야 할 인간들이 말이다.

 이 모두가 인간의 이성이 잘못 교육되었을 때에 이루어지는 섬뜩하고도 잔인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어쩌다 이사한 집에서 밤마다 자기 자식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윗집을 접하게 된 적이 있다.

 그 상황에 처음엔 경악했고 다음엔 두려웠고 다음엔 가슴이 무너지도록 슬퍼졌었다.

 아이들의 기묘하고도 가슴 아픈 비명소리들이 내게 인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도록, 집요하고도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모든 동물들 중에서 이성이 있기에 유일하게 믿을 수 있고, 어떤 상황에서든 설득하여 순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인간에 대한 기본적 신뢰를 근본적으로 깨부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이성이 있고 말을 하고 뇌가 있어 이해할 줄 알며 생각할 줄 아는 인간이기에, 감정과 생각의 동화가 가능하고, 아름답고 조화로운 사회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인간들이, 오히려 동물보다 훨씬 더 추악하고 잔인하고 극악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처절하도록 비참하게 깨달은 것이다.


 우리나라에 경찰이 있고, 각종 사회제도가 있다고 하는데, 내가 겪어본 바로는 현존하는 그 어떤 제도들도 그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줄 수 없었다.

 이에 대해서는 후에 다시 논하기로 하자.


 모든 인간들은 분명 악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태어났다. 그것은 인간이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만큼이나 큰 듯하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키우고 교육시키는 일도, 사회적 제도 하에 그 과정을 순화시키고 교육시키며 감시하는 장치가 필요할 듯하다.


 단순히 2세를 낳고 키우는 일은 동물들도 하는 일이기에, 그보다 발전되고 순화된 어떤 장치와 제도가 있어야 비로소, 이성을 지닌 인간을 제대로 낳고 키워내는 기능을 사회가 할 수 있고, 그래야 비로소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고, 인간사회가 동물사회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답다는 것은, 동물적인 것들 중에서 장점은 키워내고, 단점은 극복하며, 그 한계를 극복해 내고 발전가능성을 키워내는 일일 것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도 좀 더 사회적으로 바깥으로 이끌어내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야 할 때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모든 인간사의 기본인데, 그 중요한 일을 미숙하고도 젊은 두 부부에게 부모라는 이름 하에 모두 떠 안겨서는 안 될 것이다.


 예전 대가족시대에는 어른들과 어린 부부가 함께 자식들을 낳고 키우는 일에 관여하고 돕고 감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그 어른들도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젊은 부부들의 반감을 사고 갈등이 빚어져, 핵가족시대로 발전해 온 것이라면, 대가족제도도 옳은 답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의 핵가족시대에는, 대가족시대의 어른들 역할을 올바르게 대신해 줄 사회적 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우선은 육아라는 고되고 힘든 노동의 강도를 덜어줄 방법이 필요하고, 다음은 제대로 된 육아를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을 교육시키는 제도가 필요하며, 또한 그 과정이 잘못되지 않도록 부단히 감시하는 체계도 필요할 것이다.

 올바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줄 모르고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인간들이,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하고 짐승보다 못한 짐승이 되는지, 그리고 그 말하고 지능을 지닌 무서운 짐승들이, 얼마나 주변환경을 망가뜨리고 다른 종족과 자기 종족들을 짓밟고 무너뜨리는지, 생각만으로는 알 수도 상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육아와 교육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진행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사회악과 그에 의한 문제들과 직결되고, 아무런 교육과 대책 없이 진행되는 육아는 사회문제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육아에는 각 단계별로 꾸준한 교육적 지도와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단계에 맞는 정신과적 도움도 필요시마다 제공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아직도 원시적이고, 동물적인 요소들이 잔존하는 육아문제들이, 선진적이고 현대적인 방법으로 해결되고 치유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랑과 만남과 새 생명의 생산은,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과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해도, 그 진행과정은 꾸준한 관심과 교육으로써, 인간적이고 이지적인 방향으로 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올바르게 교육받은 부모의 아낌없고 헌신적인 사랑이 아이들에게는 최고겠지만, 그런 사랑을 줄 정신적, 교육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부모들이 너무도 많다.

 또한 그런 지식 있는 부모들조차 지신들의 이기심과 욕심과 결부되는 상황에서는 아이들에게 결코 올바른 교육을 할 수 없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공평하고도 제대로 된 육아의 장이 필요하고, 그 교육의 공간에 절대로 사각지대가 있어서는 안 되겠다.


 투명하고도 철저하게 검증된 방법으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부모에게도 제대로 된 교육과 감시의 창구가 필요하고, 그를 위한 사회적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또한 부모가 없어도 아이들이 상처받거나 비교당하거나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자랄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장치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에게 자녀양육에 대한 교육과정을 준수하도록 의무를 지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 교육과정도 공교육화해서 각종 상담 및 신고 시스템과 병행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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