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버찌
2023년 10월 20일
네가 언제쯤 꿈에 나오려나 궁금하던 찰나에 오늘 널 만나게 되었다. 넌 욕조 턱 위에 앉아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 앞을 지나가다 널 보고 너무 놀라 손에 든 짐을 던지고 너에게 다가가며 이름을 크게 불렀다. 이름을 들은 너도 내게 다가왔다. 나는 무릎을 꿇고 네 얼굴과 몸을 쓰다듬으며 울면서 이야기했다. "왜 이제야 꿈에 나왔어? 너무 보고 싶었어. 잘 지내고 있었어?"
너는 질문에 대답하는 듯 내 손에 얼굴을 비비고, 욕조에서 내려와 다리에도 몸을 비벼댔다. 그러나 꿈에서 너무 많이 울었는지 금방 잠에서 깨어났고, 나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울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네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러 온 것이라고 느꼈다. 왜냐하면 꿈속의 나는 네가 더 이상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가 꿈에 나왔다고 가족들에게 얘기해주니 남동생들도 지난 주말, 같은 날 동시에 네가 꿈에 나왔다고 했다. 막내동생은 자고 일어나서 거실에 나가보니 네가 걸어 다니고 있길래 그런 널 보고 "보고 싶었어. 역시 안 아픈 거였지?"라고 말했다고 했다. 셋째 동생 꿈에서는 네가 거실 한가운데에 벌렁 드러누워 뒹굴대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넌 우리 곁을 맴돌며 한 명씩 찾아가 인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네가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고, 너에게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이렇게나마 널 만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사랑하는 버찌야. 나는 네가 너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