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연애관
연애를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나. 남자 친구는 수시로 카톡과 연락을 하길 원한다. 상대와 매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회사 퇴근하면 매일 같이 여자 친구와 밥을 먹고, 주말에도 데이트하느라 본인이 개인 정비 시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사랑하면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처음에 감정적인 설렘과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건강한 거리를 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고, 헤어질 때 데려다주어야 하며, 밥값을 내고, 아프면 찾아가 보살펴주고 싶은 남자 친구라면 과연 매력적으로 보일까요?
제가 몇 달 전에 대학교 동창 친구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 만난 남자 친구에 대해 말을 해주었는데, 장거리 커플이었죠. 안성~서울 차로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죠. 안성에서 데이트를 하면 매번 남자 친구가 차로 서울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혼자서 내려간다고 합니다. 헤어질 때마다 매번 손 편지로 선물을 준다며 저한테 자랑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 후, 연락이 와서는 대뜸 남자 친구와 이별했다며 하소연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유를 물었더니, 남자 친구는 매번 다정하고 본인한테 정말 잘 해줬는데 결국 상대가 취업, 진로 고민으로 힘들어했고 각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는 겁니다.
동창 친구는 마지막에 하는 말이 "다음 연애할 때는 거리도 가깝고 어느 정도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야겠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이 친구가 분명 질 낮은 연애관을 가지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저 당시 위로의 말과 공감 건네주었지요.
사실 두 남녀가 건강한 연애관, 가치관을 가지지 못했고 결국 이별이라는 선택을 했습니다. 안타까운 건, 뜬금없는 스펙이라는 편견이 생긴 것이죠.
먼저 헤어진 남자 친구를 보면, 분명 연애를 시작할 때만큼은 진심이었습니다. 문제는 너무 감정적이었던 것이죠. 상대가 기뻐하는 모습, 상대가 편했으면 하는 마음에 정성 가득한 행동들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적인 부분이 원래 상태로 돌아오면서 눈앞에 있는 또 다른 문제가 커졌을 겁니다. 자기 발전, 자기 계발을 하지 않고 상대에게 대부분의 시간을 쏟는 상태에서 취업, 진로에 대한 문제가 자연스럽게 들이닥쳤고 혼자 동굴 속으로 들어간 겁니다.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해결하지 못한 채, 상대와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것이죠.
여자 친구는 분명 나를 좋아해 주고, 진심으로 아껴주는 행동이 멋져 보였을 겁니다. 그러나 본인도 남자 친구도 서로 독점하는 관계가 아닌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양적 데이트 보다 질 높은 관계를 가졌다면 분명 남자 친구의 미래를 위해 자기 발전에 힘을 쏟도록 건강한 거리를 만들었겠죠. 상대가 자신에게 너무 많은 관심과 과도한 애정을 쏟는 사람이라면 분명 부담스러워해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런데 여자 친구는 마냥 받는 것에 대한 기쁨에 사랑을 받고 받고 받고 받은 것이죠.
연애도 각자 취미, 대인 관계, 가족, 사회생활 등이 적절하게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를 독점하려는 마음, 나만 바라봐 주는 사람, 나의 욕구만 채우는 데이트는 자신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겁니다. 부디 연애가 노예 계약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건강한 연애는 '내가 먼저'가 되어야 합니다. 자신감, 자존감,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이 스스로에게 발휘되어야 사랑하는 이에게 줄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