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에 천선란 작가 책 없으면 섭하제~?

한국 SF 소설 3세대 작가, 천선란

by 세컨즈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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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829_2787927_1747563309329211411.png 출처: 채널예스

최근 소설계에서 엄청 좋은 소식이 들려왔죠? 바로 천선란 작가의 SF 소설 「천개의 파랑」이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와 영화화 계약을 체결했다는 건데요! <해리포터> 시리즈와 <듄> 시리즈를 제작한 걸로 유명한 제작사에서 한국 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만들어진다니 감회가 새로워요. 그런데 요즘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란에 가보면 예전에 비해 SF 장르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걸 알고 있나요? 오늘은 현재 한국 SF 문학을 이끈다는 평을 받는 천선란 작가가 누구인지부터 SF 장르가 왜 대세인지 알아볼까요?


[1] 과학 덕후가 SF 작가 된 썰

[2] 서사보다 먼저 태어난 캐릭터

[3] 난 어린 시절부터 SF를 전공했다는 사실~

[4] (기획) 한국 SF 붐은 온다



[step 1] 과학 덕후가 SF 작가 된 썰

123829_2787927_1747756500759492718.jpg 출처: (주)블러썸이엔씨


한국 SF 루키, 천선란의 비범한 시작

가족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 만들어졌다는 필명 '천선란'. 그 이름이 우리에게 알려지기까지는 어떤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있었을까요? 그의 어린 시절 킬러콘텐츠는 만화와 SF 장르, 그중에서도 <디지몬 어드벤처>와 <E. T.>였어요. 시험 기간엔 과학 문제집만 5권을 풀 정도로 과학 덕후인 데다 고고학, 천문학처럼 먼 과거와 우주에 깊은 관심을 보였죠. 고등학교 진로 상담 중 '천문학자, 고고학자를 마음껏 하려면 소설가가 되면 좋겠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을 듣고 바로 '소설가'를 마음먹게 돼요. 그런 그를 기다리는 것은 인문계 고등학교에선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괴롭게 국·영·수를 공부해야 한다는 차디찬 현실..! 하지만 '망했다'는 탄식도 잠시일 뿐, '학교를 바꾸자'는 결심 후 부모님 몰래 안양예고 문예창작과 편입 시험을 치르고 단 두 명의 합격자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답니다. 어떻게 이런 '쇠뿔도 단김에 빼라'의 정석 같은 일화가 있을 수 있죠?


꿈을 향한 간절한 여정

그러나 작가라는 꿈을 향한 여정은 순탄치 않았어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어머니가 투병 생활을 시작했고, 소설의 꿈을 잠시 접어둔 채 아르바이트와 과외를 전전해야 했죠. 그렇게 작가의 꿈은 멀어져 가는 듯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시련은 그를 다시 글쓰기로 이끄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던 어머니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 '작가'라는 사실이었기 때문인데요. 천선란 작가는 당시의 심경에 대해 '작가를 포기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간직한 유일한 기억이 내가 '작가'라는 사실을 알면서부터 그 기억을 현실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표현했죠. 다시금 펜을 잡은 이후에는 하루에 3~4시간을 자며 글쓰기에 매달렸고, 그 결과 3주 만에 한 편의 소설이 탄생하게 돼요. 그 작품이 바로 「천개의 파랑」이라는 사실!


할리우드까지 접수 예정!

한국 과학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천개의 파랑」은 연극과 뮤지컬로도 재해석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었는데요. 지난 10일에는 거대 할리우드 스튜디오인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와 영화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어요. 셀린 송, 그레타 거윅, 알폰소 쿠아론 등 감독이 참여해 각본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죠. 이번 계약은 최근 한국문학이 할리우드로 영역을 넓혀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어요. 지난해에는 편혜영 작가의 심리 스릴러 「홀」이 김지운 감독 연출로 할리우드 콘텐츠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했고, 김보영 작가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역시 <듄> 각색가 에릭 로스의 참여로 영화화가 추진 중이죠. 세계로 뻗어나가는 K-문학! 앞으로 더 많은 소설들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step2] 서사보다 먼저 태어난 캐릭터

123829_2787927_1747851852837314035.png 출처: 문학동네


현실 ‘아줌마’ 그 자체

염혜란 배우는 지금까지 다양한 중년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왔어요. 데뷔작인 영화 <살인의 추억>부터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아줌마 단역으로 등장했고,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은탁이를 괴롭히는 빌런 이모로, 최근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눈물샘 자극하는 미친 모성애의 애순 엄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죠. 그녀는 '아줌마라는 사람이 정말 외롭다고 느꼈어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사회가 그 일을 귀하게 여기지 않죠. 아줌마 스스로도 하는 일에 대해 ‘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자존감이 떨어진 걸 많이 봤어요. 그래서 아줌마에 좀 더 애정이 생기는 것 같아요.' 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염혜란은 아줌마 캐릭터를 단순히 가볍게 소비되는 감초 캐릭터로 연기하지 않아요. 대신 그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하고 왜 그렇게 살아왔는지 설득력 있게 보여주도록 그려내죠. 그래서일까요, 그녀가 연기하는 ‘아줌마’가 익숙한 듯 낯설게 다가오는 거 같아요!


비범한 중년이 되다

동시에 염혜란은 전형성을 깨는 비범한 중년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악귀를 퇴치하는 강인한 카운터 '추매옥'으로, <마스크 걸>에서는 뒤틀린 모성으로 김모미에게 복수하는 '김경자'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어요. ‘중년 여성’, ‘아줌마’ 캐릭터가 여전히 누군가를 돕는 조력자나 배경으로 그려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녀는 그런 인물들이 권력이나 야망을 지닌 모습을 감정적으로 과장하지 않으면서 묵직한 연기로 설득력 있게 보여주죠. 그녀는 '미디어 속 정형화된 엄마가 되는 게 싫은 거지, 엄마의 역할은 절대 싫지 않다' 고 말하며 중년 여성 캐릭터의 다양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그녀는 '시대를 잘 만나서 이제 엄마들도 주인공이 되는 시대가 왔다'며 '<더 글로리> 속 현남과 <마스크 걸>의 경자가 다르듯이,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엄마를 보여주고 싶다' 고 말하며, 전형성에서 벗어난 유연하고 다양한 엄마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어요!


평범하면서 새롭게!

염혜란 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시대를 잘 탔다.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기에 수요가 생겼다''예전이라면 꿈도 못 꿨을 것이다. 과거엔 제가 개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에둘러했다. 캐릭터가 애매하다고 살을 찌우라고 하더라. 제가 가진 얼굴이 한계가 있다. 이를 인정하고 어디서 많이 본 얼굴, 평범함의 스펙트럼과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어요. 이 말에서 우리는 그녀가 걸어온 여정과 고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요. 이전까지는 조연의 틀 안에 머물던 '평범한 여성들'이 주체가 되고 중심이 되는 시대. 그 흐름 속에서 염혜란 배우는 어디서 본 듯한 얼굴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그렇기에 염혜란이 연기하는 중년의 여성에 자꾸만 더 눈길이 가는 것 같은데요! 어쩌면 그녀는 중년 여성이란 어떤 존재인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오랜 시간 관찰하고 또 이해해 온 사람일지도 몰라요. 앞으로 그녀가 어떤 캐릭터를 만나고, 또 어떻게 그려낼지.. 정말 기대되지 않나요?



[step3] 난 어린 시절부터 SF를 전공했다는 사실~

123829_2787927_1747555236009036898.jpg 출처: 브릿G


저요 저요 제발 저요 외계인이 아니면 안돼요

다들 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여기 외계인에 대한 지독한 사랑을 보여주는 작가가 있죠. 천선란 작가는 자신에게 외계인은 어떤 존재이냐는 질문에 '제발 있었으면 좋겠어요. (중략) 제게는 외계인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미 있는 존재라는 느낌이에요.'라고 답하기도 했는데요. 평소 인간이 아닌 모든 존재에 관심이 많다는 그에게 있어서도 외계인은 조금 더 큰 의미를 가진 존재일지도 모르겠어요. 단편 소설 「어떤 물질의 사랑」과 장편 소설 「나인」 속 그가 써 내려간 외계인만 보아도 한 존재에 대한 여실한 사랑이 물씬 느껴지죠. 미지의 존재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닿아 언젠가 꼭 외계인에게 지구를 소개할 수 있기를 절로 응원하게 되는 기분이죠?


???: SF 입문작이 뭐예요? 천선란: 애니메이션이요

흔히 사람들이 가진 상상력만으로는 특이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책 한 권 분량으로 풀어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힘든 일은 해내는 천선란 작가의 통통 튀는 상상력은 사실 어릴 때 접한 SF 콘텐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해요.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부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E.T.>까지 여러 SF 콘텐츠를 접했다고 하죠. 이때의 기억으로 그에게 외계인은 해치워야 할 악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속에 섞여 사는 친구 같은 존재라는 인식이 박히게 된 거일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SF 입문작이라 밝힌 <디지몬 어드벤처>는 지금도 누군가에게 열성적으로 이야기할 정도라 하니, 그는 SF 장르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천선란 작가의 <디지몬 어드벤처> 덕심을 엿보고 싶다면? 에세이 「아무튼, 디지몬」)


천선란에게 SF란?

사실 천선란 작가는 웹소설을 써보려고 하기도 했다는데요. 한 강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걸 써야 유행을 선도해 나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SF라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한 인터뷰에서는 '허무맹랑한 상상을 하는 게 재미있었다'며 '소설 자체가 제가 사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 상상이니 행방감을 줬다'고 했죠. 그의 끝없는 상상력은 SF 세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끝없이 펼쳐지는 상상력이 그를 지금의 SF 작가 천선란으로 만들어 준 셈이죠. 앞으로도 맘껏 그만의 스케일 넘치는 상상력을 책으로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상상하는 건 무료니까요!



[step4] (기획) 한국 SF 붐은 온다

123829_2787927_1747984179092739156.png 출처: 교보분고


한국 SF의 시작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은 'SF 불모지'라고 불릴 만큼 입지가 좁은 장르였어요. 하지만 현재는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성공과 함께 마니아층을 넘어서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죠! 이제는 교보문고나 알라딘 등 서점 베스트셀러에 SF 소설이 빠지지 않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성취가 갑자기 일어난 것은 아닌데요. 한국 SF는 최초의 장편 SF 소설로 알려진 문윤성 작가의 「완전사회」를 시작으로, 배명훈, 김보영 등 2세대 작가들과 함께 꾸준하게 마니아층을 쌓아 왔어요. 이후 2010년대 후반부터는 천선란, 김초엽, 심너울 등의 작가들이 등장하며 소외계층, 환경 등 사회적 이슈를 함께 다루며 한국 SF 소설의 대중화를 이끌었죠.


SF 소설 붐은 온다

SF 소설이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SF 소설은 사람들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합니다. 허무맹랑하면서도 현실성 있는 낯선 세계는 하나로 정의 내리기 어려울 만큼 무궁무진하죠. 게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난 미래에 대한 불안, 기후 위기, 기술 발전 등 현재를 사는 우리의 고민과 문제를 함께 담아내 독자를 더욱 몰입시켜요.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이 기후 위기와 팬데믹을 다루는 것처럼 말이에요. <승리호>, <서복>, <고요의 바다>등 OTT로 감상할 수 있는 한국 SF 콘텐츠 또한, 독자와 SF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에 한몫하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문윤성 SF 문학상' 등 다양한 공모전과 문학상이 열리며 많은 SF 신인 작가들이 탄생하고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최근 웹소설이나 드라마, 영화까지 IP가 확장되며 지금 가장 뜨거운 장르로 성장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SF를 사랑하는 이유

우리가 SF를 사랑하는 데에 정말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우주선과 로봇의 이야기만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SF는 현실을 넘은 미래를 그리는 동시에, 지금 우리의 현실을 가장 날카롭게 묘사할 수 있는 장르거든요. 비현실적인 배경 속에서 차별, 환경, 기술, 소외 등 우리와 가장 맞닿아 있는 질문을 자꾸만 던지는 작품들을 통해, 독자들은 단순한 몰입을 넘어서 진짜 '나의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게 됩니다.

심완선 평론가는 앞으로 독자들이 계속해서 SF를 읽어야 할 이유에 대해 '현실을 재현하는 작품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세계를 SF를 통해 접할 수 있다' 라고 말했어요. SF의 세계는 어떠한 원리나 규칙 없이 자꾸만 변형되죠. 하지만 말도 안 되는 것들,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읽는 것이 어쩌면 우리를 더 나은 세계로 이끌지도 몰라요!


'말도 안 되는 일을 계속해서 벌이는 것 자체가 우리를 그나마 나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거야.'

지구 끝의 온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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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2025년 5월 27일, 세컨즈 메일 레터 구독자분들께 먼저 전달되었던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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