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전생을 기억해주는 친구
주말에 작은애 친구가 집에 와서 자고 갔다. 몇 주전 처음으로 단 둘이 만났던 엄마인데
분명 유치원에서 엄연히 가해자가 있었던 일로 다쳤던 친구인데 엄마가 모르고 있었다.
둘 다 워킹맘이다 보니 미루고 미루다가 같이 만난 날 어떤 얘기를 하다가 주아(물론 가명)가 다친곳은 어떠냐는 걸 물어봤다. 어떻게 아셨냐고 너무 너무 놀라는 주아엄마에게 작은애한테도 들었다. 같은 반이었던 지유 (물론가명) 에게도 들었다 했다. 그리고 원장님이 일부러는 아니겠지만 우리 애도 걔랑 일이 있던 터라 원장님께도 직접들었다고 했다.
아이가 다친 일을 유치원은 은폐엄폐 했던 건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굳이 전하지 않은건지 그건 모르겠다.
다만 우리 애와 있었던 일로 앵간히 유치원을 휘저었던 집이라 난 당연히 그 집이 주아네를 따로 만났다는 그날 당연히 너무나 당연히 사과했을 줄 알았다. 같이 놀다가 다쳤던 우리 아이는 동네에서 조리돌림을 당하게 해놓고 결국 어른싸움까지 번졌었기에 너무나 너무나 당연히 청렴하고 도의를 따지는 것을 추구미로 삼은 그집이기에 유치원이 말하지 않아도 했을 줄 알았다. 근데 1년이 더 지난 지금까지도 전혀 모르고 있어서 나도 놀랐고, 주아엄마도 놀랐다.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지금에라도 유치원에 항의 했을까.
친구와 이 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그랬다.
"우리가 문젠가보다 우리가... 저런일도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언제부터 우리가 이랬지? 나 원래 이랬나?"
친구도 친구 나름의 많은 일들이 몇년 사이 있었다.
가정은 더할나위 없이 가화만사성이지만 회사에서의 일들이 친구를 많이 힘들게 했다.
경찰서로 인권위원회로 다니던 친구를 너무하다 하는 회사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너무나 너무나 당연히 마땅히 해야할 일을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2020년 이전 이 일이 있기 전 내가 누군지 기억이 잘 안난다.
나는 작은일에 분개하는 사람이었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사람이었나.
모든것을 세세히 따져보고 모든것은 기록하고 모든것은 후사를 위해 증거를 남기는 사람이었나.
기록과 증거는 가히 모든 분쟁의 열쇠긴 했다.
조리돌림 당하는 아이를 나는 그러다 말겠지 지네 아이 다쳐서 속상해서 그러겠지 라는 마음으로 10달을 참다가 끝내 터졌고 헛소리 빵빵 해대고 자긴 그런적 없다는 그집 엄마에게 긴말없이 고상히 유치원과의 통화내역들과 원장님과의 녹음을 들려주었다. 정말로 시시하게 끝났었다. 오해인것 같다. 뭐 본인이 정신장애가 있다 이런식...;;;
다행히 아이는 잘 지내고 있고 아마도 그날 만나서 보여준 녹음파일들을 보고 더이상의 문제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2020년 이전의 나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촉이 쎄할때 마다 녹음 했던적이 있긴 있지만.. 지금처럼 병적으로 모든 일이 쎄 했던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친구가 기억하는 나는 수더분하고, 앵간한 일은 걍 아유 됐어 하고 넘기고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시원하게 한 이혼이 아니었기에 누가 봐도 내 잘 못, 내가 원하는 대로 했던 이혼이 아니기에 소송기간 중의 병증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 큰 일을 치르고 나면 사람이 바뀐다고 하는데 부디 바뀐 내 이생의 모습이 너무 추악해 보이지 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