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효과

내가 실수하면 모두가 불행해지는 사람

by 세르게이홍

낙인효과

사람이나 집단에 부과 된 부정적인 레이블이나 편견이 그들의 행동, 기회, 자아 인식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설명하는 심리사회적 개념이다. (출처 : 네이버 ai 브리핑)



나는 이혼했다.

나는 우리나라 법이 정하는 민법 840조 그 하나도 어기지 않았다.

나는 당당했고, 아무리 놈이 이혼하겠다고 지랄발광을 해도 법은 법이니까 법대로 이혼 당할 사유가 없으니 나의 청구취지대로 놈의 이혼청구는 당연히 기각 될 줄 알았다.

1심 가정법원의 판사들은 이혼을 기각했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 판결문도 그리 길자 않았다.

2심 고등법원의 판사들은 840조 6항 기타사유로 이혼청구를 받아들였다.


나는 결혼했었다.

모두가 반대하는 사람과 결혼했다.

결혼식 직전 날까지도 아빠는 내일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고 했다. 여느 아버지가 딸을 보내기 아쉬워 하는 말이 아니었다.

나는 확고하다 했고 그렇게 결혼했다. 그리고 바로 아이를 가졌고, 결혼한지 딱 10달 만에 첫째가 태어났다.

이혼소송 중 엄마는 몇번 물었다 임신해서 이 결혼을 했던거냐고.

절대 아니다. 우린 오래 사귄 커플답게 3주간 유럽으로 가서 많이 돌아다니고 많이 걸었다. 심지어 첫째는 허니문베이비도 아니었다. 37주 양수가 터지기 3일 전까지 나는 매일 출퇴근했고, 생각해보면 놈은 단 한번을 차를 태워준 적이 없었다.

신혼집에서 회사는 12km였는데 말이다. 그래서 3주 정도 아이가 일찍 태어나다보니 엄마는 끝까지 의심했다. 하지만 산부인과 진료기록 내 마지막 생리일은 신혼여행에서 귀국한 후다.


나는 파혼도 했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적어도 2022년까지는 그리 믿었...)

아 이새끼에 대해선 길게 쓸 가치를 아직 못느낀다.

암튼 2022년 헤어진지 10년 만에 다시 얼굴 보기 전까진 굉장히 아쉬운 선택이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몇차례 인생에서 했던 실수 들로 지금에 와있다.

실수 하는것 괜찮다. 하나씩 시간이 걸리더라도 만회해나가면 된다 하지만 어떤 실수들은 다시는 완벽히 되돌릴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며칠 전 둘째 아이의 구민센터 체육프로그램 재등록을 까먹었다.

엄청나게 자책했고 아직도 자책중이다. 들어가기 어려운 정말 저렴한 프로그램들인데 재등록기간을 놓친것이다,

다음달에 추첨 다시 하면 되지가 나에겐 통하지 않았다.


바로 아이들을 매일 봐주는 친정엄마부터

"너는 애가 정신이 어디에 팔려서 그런걸 실수하냐" 는 비난이 돌아왔다.

아침부터 언쟁이 오간 뒤, 지난번 주택담보대출 실수 건이 생각났다.

나는 왜이러지. 왜이렇게 자책하지... 모두가 내 실수를 함께 지고 나가는데 저런거 하나 제때 못 챙기는 바보같은년이란 생각에 견디기 힘든 하루였다.


실수하면 안되는 사람, 내가 실수하면 너무 많은 사람이 피곤해지는게 바로 나다.

깨끗하지 못한 이혼을 하고, 잘 잘 못도 제대로 따져보지 못했고, 그럼에도 여태 실수를 하고 사는 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어머 벌써 5년전 일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