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상징이자 만인의 연인,

메릴린 먼로

도톰한 레드 립, 그윽한 눈빛, 풍성한 금발까지 존재 자체가 미국의 상징이자 연인이라 여겨지는 메릴린 먼로, 1926년 6월 1일에 태어나 32년이란 찰나의 생을 보낸 그녀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먼저 상징적 이미지는 시대성을 나타낸다. 심리학자 카를 융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예술가는 시대의 특성이나 가치를 유형화하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1950~60년대 미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초강대국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파급적인 흑인 인권 운동으로 인종적 긴장이 감돌던 시기였다. 즉, 격동의 시기 금발의 미녀, 관능적인 섹스 심벌의 페르소나는 미국인들이 갖고 있는 꿈(아메리칸드림)의 실현이자 미국적인 이상 사회를 이룩하려는 무의식에 잠재된 대중적 욕망의 산물이다.

 메릴린 먼로는 그 당시 금발의 미녀를 숭배하면서도 금발의 미녀는 백치라는 미국 사회의 편견을 대변한 인물이다. 이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방법> 등 그녀의 작품에서 알 수 있다. 금발의 미녀라는 페르소나로 더없이 유명해진 메릴린 먼로였지만, 그 페르소나로 많은 괴로움을 겪은 인물이기도 하다.

멍청한 금발 페르소나를 만들고 유지한 것은 먼로와 그 밖에 디자이너, 디렉터들이었다. 먼로의 on screen wardrobe과 off screen wardrobe은 두드려지게 대비된 모습이다. "그녀는 패션의 끊임없는 변화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녀의 옷은 단지 입기 위한 것일 뿐 과시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함을 사랑했다."

그녀는 셔츠, 청바지, 스웨터, 베이지색 코트 등 수수함과 편안함을 추구했다. 그녀는 의상 선택은 신선하고 현대적이었고 특히 50년대 중반 이후로 훌륭한 스타일의 균형을 유지했다. 그녀의 데님은 아메리카의 무드를 압축한 하나의 작품이었다. 그녀의 1954년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에서 그녀의 블루 데님을 만나 볼 수 있다. 

 Marilyn Monroe's Pick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유명한 비비안 리와 <대부>의 주연이었던 말론 블란도가 합을 맞춘 영화이다. 1951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메릴린 먼로가 좋아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말론 블란도는 이 영화를 촬영할 시기 메릴린 먼로를 만났고 그들은 연인이 되었다. 급변하는 미국 사회와 불안과 방황 속에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고뇌를 잘 표현한 걸작이다. 

 -율리시스
 메릴린 먼로는 때때로 침대에서 소파에서 잔디에서 책을 읽었다. 특히 시집과 문학 소설을 즐겼다. 그녀의 소장품을 보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Thomas Mann의 마지막 수필> 등 많은 책이 소장되어 있다. 그중에서 율리시스는 여행 갈 때도 챙겨가 읽은 일화로 유명하다. 아일랜드의 시인, 소설가인 J. 조이스의 장편소설인 율리시스는 세기의 걸작이지만 난해하기로 유명하다. 나도 아직 읽지 못했지만,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은 책이다.

 -살바토르 페라가모
 메릴린 먼로는 지나치게 높지 않은 살바토르 페라가모의 4-inch 스틸레토의 절제된 우아함을 사랑했다. 그녀의 사진을 보면 4-inch 스틸레토를 착용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실제로 피렌체에 그녀가 신었던 스틸레토 박물관이 있을 정도이다.

 History
탈색으로 만들어진 풍성한 백금발, 언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탄생한 감미로운 목소리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고 그녀만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정신 질환을 가진 어머니로 인해 이후 양부모로부터도 학대당하고 고아원을 전전하며 연속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이후 돈 때문에 누두 화보를 찍기도 했다.

그녀가 대스타가 된 이후 이 문제로 큰일을 치르기도 했지만, 그녀는 정면 돌파를 선택했고 자신의 그때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밝혔다. "두려움은 어리석은 것이다. 후회도 마찬가지이다." 그녀가 한 말이다. 어쩌면 그녀가 이토록 우리 기억 속에 살아있는 이유는 그녀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마스터 플롯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본능이기에 그녀는 앞으로도 우리 곁에 살아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