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일기 첫번째

by matilda

수영에 대해 나의 지식은 전무했다.

20살 때, 사직 아시아드에 등록을 했었고, 발차기만 하다가 인내심의 한계가 발동되어 관두었다.

그 후로는 아예 물놀이 근처에도 가지 않다가, 수영을 배워보려 하니 시, 혹은 구 수영센터에 등록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몇 번이나 추첨에서 탈락하고, 대체 누가 추첨에서 뽑히는가, 시청 직원 혹은 수영센터 직원과 개인적인 친분이라도 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의심할 무렵 나는 드디어 기초 수영반에 당첨되었다. 그것도 월, 수, 금 새벽 6시 수업으로.


12월부터 시작한 나의 첫 수업은 혹독하기 그지 없었다.

아마도 12월이었기에 당첨되었으리라 짐작해본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아무 연고도 없고 OO시로 전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는 존재는 결코 당첨되지 않았을 것이다.

일단 해가 없을 때 인간이 일어나서 활동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아침형보다는 소위 올빼미형에 가까웠었고,

늦게 자는 것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차라리 하루를 야무지게 사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 내가 월, 수, 금 새벽 6시 수영이라니.

사람이 바뀌는 것은 예상 외로 한 순간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어떤 고난이 닥쳐도 나는 수영 수업에 꾸준히 참석했다.

발이 닿을 때 마다 소름이 돋는 차가운 물에도 견뎌내며 자유형과 배영 수업에 90%이상의 출석률을 자랑하며 강사님께 눈도장을 찍었다.

문제는 평영이었다.

내가 아는 알고리즘, 혹은 운동 원리와 절대적으로 달랐다.

내가 몸을 잘 못 쓰는 것인지, 혹은 이해력이 부족한 것인지 아직도 알 수 없지만

개구리 헤엄이라고 부르며 가장 만만하게 여겼던 수영이

베를린 장벽보다 큰 벽으로 다가왔다.

손으로 물을 잡고, 다리로 물을 찬다.

그 단순한 원리가 머리로는 숙지되었으나 몸으로 발현되지 않았다.

아, 인생이란 이와 같지 않았던가.

이렇게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 길로 가지 않는 내 자신을 바라보며

수영에서 인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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