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국회의사당과 북경 거지

문화 속 모순

by 클라라

자금성 앞에 위치해 있는 인민대회당 앞에는 중국 CCTV 방송국에서 나온 기자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국회의사당과 비슷한 곳으로 중요한 국가적 회의가 진행되는 곳이지만 대형 공연이나 대규모 민간회의도 개최되는 곳이라 한국 국회의사당보다는 접근이 더 쉽다고 한다. 아침에 호텔에서 비서가 전달해 준 티켓을 가지고 들어갔고 회장 1님의 이름이 붙어있는 좌석이 있는 앞자리 쪽으로 안내받았을 때 우리 모두는 어깨가 으쓱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 좌석은 회장 1님만을 위한 좌석이었고 나와 회장 2님은 뒤쪽에 따로 앉아야 했지만 그래도 장관이 '좋은 친구' 대우를 표면상으로나마 해주는 것 같아 회장 1님의 체면이 세워지는 순간이었고 난 그분을 위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같은 한국인으로서의 짠함? 같은 감정이 있었다고나 할까? 나보다 훨씬 잘 사는 사람이고,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도 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계속 있었던 듯. 회의의 주제는 '중국 문화'였고 1시간가량 진행되었다. 몇 명의 인사들이 하는 연설 내용을 회장 2님께 통역해 주었고 우리가 만난 장관도 연설을 했다. 내용은 중국 문화를 소개하고 찬양하는 내용이었는데 들으면서 좀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 거리에는 거대한 조직에 의해 팔, 다리가 잘려나간 구걸하는 거지들이 깔려 있고 기초 생활도 보장이 안된 가난한 사람들이 음식을 얻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KFC, 맥도널드 등에서 사람들이 먹고 남은 음식을 먹는 모습이 허다한데 중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있는 게 마치 안 어울리는 옷을 입어서 너무 웃긴 느낌. 물론 인구가 너무 많은 나라라 정부의 손이 닿지 않는 부분들이 많고 이런 문제가 중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국의 문화를 찬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문제들에 주의를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 이를테면 사람들의 팔다리를 잘라 구걸하게 만드는 조직을 없앤다든지, 주변국들까지 영향을 주는 심각한 공기 오염 문제 등 말이다. 역시 인간의 능력은 한계가 있어서 어려운 건가... 심각한 문제들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회의가 끝난 후 비서는 장관이 초대한 식사 장소로 안내했고 식사하면서 또 무슨 대화를 나눌지 어떤 모르는 중국어 단어가 나올지를 걱정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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