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시의 눈물

by 클라라

천시(일본 룸메이트)는 예쁘고 상냥하고 친절한 룸메이트이다. 베이징에 5년간 있으면서 몇 명의 일본 룸메이트들과 생활해 봤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요리를 잘하고 다른 사람의 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친밀함보다 존중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관계. 내가 좋아하는 그들의 문화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는 부잣집 외동딸 샨샨(베이징 룸메이트)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부딪히곤 했다. 나도, 천시도... 나는 샨샨과 같은 방을 써서 더 힘든거겠지 생각했는데 샨샨과 같은 동아리인 천시도 샨샨때문에 힘들어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가끔 샨샨이 집에 아직 안 들어오고 천시와 둘만 있을 때 샨샨의 무례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이 스트레스를 푼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사건이 터졌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방 안에서 샨샨이 불편한 기색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말했다. 인터넷이 계약종료로 갑자기 안 돼서 당장 인터넷을 사용해야 하는 천시가 샨샨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샨샨의 반응은 "그래서?"였다. 당연히 샨샨이 바로 인터넷 회사에 연락을 해서 재계약을 할 거라 기대했던 천시는 샨샨의 그런 반응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샨샨은 "갑자기 왜 울어? 인터넷이 안되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하며 울고 있는 천시를 달랬지만 천시는 뿌리치며 됐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며 계속 울었다고 한다. 상황은 안 봐도 뻔했다. 평소 동아리에서 인기 많은 천시를 샨샨이 시샘하고 있다는 걸 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어가 서툰 천시의 부탁 아닌 부탁을 친절하게 들어주지 않은 샨샨의 모습이 쉽게 상상이 됐다. 거실로 나왔을 때 굳게 닫혀 있는 천시의 방문이 보였고 내일 샨샨이 없을 때 천시 말을 다시 들어보고 위로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다음 날이 되었을 때 위로할 틈도 없이 천시는 나에게 말했다. "미안해... 나 더 이상 못 견디겠어. 일본으로 돌아가려고... 함께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제 위로는 내가 필요했다. 힘든 마음을 터놓고 나눌 수 있는 좋은 룸메이트가 떠난다고 하고 방값을 함께 지불할 다른 룸메이트를 또다시 찾아야 했다. 그렇게 천시는 함께 산지 겨우 몇 달 만에 우리 곁을 떠났고 1년 후쯤 연락했을 때 약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축하해!" 그게 마지막 인사였다. 그 뒤로 스카이프로 연락을 했는데 닿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좋은 영향을 준 착하고 친절한 벗 천시... 잘 지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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