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사랑 이야기
의사의 말을 들은 아이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엄마가 너희 키우느라 고생해서 그래. 더 잘 해드려라.”
어깨를 토닥이며 건네는 의사 선생님의 다정한 말에 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호자를 자청해 함께 병원에 온 아이가 듬직하면서도, 사소한 순간에 눈물을 보이는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였다. 나는 말없이 두툼한 손을 꼭 잡아 주었다.
사람의 몸은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
한때는 며칠 밤을 새워도 거뜬했지만, 이제는 하루만 무리해도 며칠을 앓는다. 조금이라도 과음을 하면 몸져눕기 일쑤였고, 일이 몰린 날은 피곤에 시달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얼마 전부터 손목이 시큰거리더니, 손을 쥐고 펼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찾아왔다. 올해 처음 맡은 0세반 아가들을 매일 안아주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된 직업병이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관절염이라 했다. 나이가 있어 퇴행성으로 번질 수 있으니 손을 되도록 사용하지 말라 당부했다. 약을 처방받고 물리치료를 받느라 침대에 누워 있으니 절로 한숨이 나왔다.
다른 곳도 아닌, 손이었다.
손을 쓰지 않고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엄마 아프면 안 돼.”
울먹이는 아이의 말에 나는 너스레를 떨었다.
“너나 잘해.”
그러자 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다시 뚝뚝 떨어졌다.
“괜찮아. 나이 들면 다 그래.”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나를 보며 아이는 목소리를 높였다.
“제발 그런 소리 좀 하지 마. 엄마가 왜 나이 들었어?”
이럴 땐 가족이 참 좋다.
매일 투닥거리면서도 결국 서로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이니까.
“알겠어. 걱정하지 마. 약도 잘 먹고, 치료도 잘 받을게. 그리고 아가들도 조금만 안아줄게.”
내 말에 아이가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
엄마보다 덩치가 더 큰 녀석이, 이럴 땐 여전히 아이 같았다.
아이의 눈물어린 눈동자에 나의 얼굴이 비쳤다. 괜히 울컥해서 눈물이 나오려 했다.
“응 약속!!”
새끼 손가락을 걸며 우리는 웃었다.
아이와의 약속 하나에, 나는 오늘을 견디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